대우조선, 2년간 2조4000억 손실 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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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2년간 2조4333억원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전날 제출한 감사보고서에서 2013년 영업손익을 4409억원 흑자에서 7784억원 적자로, 2014년 영업손익도 4711억원 흑자에서 7429억원 적자로 각각 수정했다. 이에 따라 5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던 2015년 영업손실은 2조9372억원으로 줄었다.

금감원, 분식의혹 감리 속도 낼 듯
감사 맡은 안진회계 책임론 커져

이는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이 회계오류를 발견한 뒤 재무제표 재작성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부문 원가율 상승에 따른 공사손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진회계법인은 구체적으로 ▶총 공사예정원가 ▶계약금액 증액 ▶장기매출채권의 회수가능액의 추정 오류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번 회계오류 반영으로 금감원의 대우조선 분식회계 의혹 감리(재무제표 검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기업의 회계 오류 인정이나 신빙성 있는 회계부정행위 제보가 있을 때 회계감리를 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안진회계법인의 부실감사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 회계오류 정정을 요구함으로써 스스로 과거 감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는 지적이다. 박희춘 금감원 회계전문심의위원은 “현행법상 회계 감리 여부를 확인해 줄 순 없다”면서도 “대우조선과 안진회계법인부터 재무제표 재작성 사유에 대한 소명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올해 분식회계 위험이 큰 기업 154개의 재무제표를 감리하기로 했다. 지난해 131개보다 17.5% 늘어난 수치다. 집중 감시 대상은 조선·건설업을 비롯한 수주 산업의 미청구공사 대금이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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