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해제로 원유 천연가스 제한없이 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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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은 16일 이란의 원유·천연가스 수출 금지를 푸는 게 골자인 경제·금융 제재를 해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제재를 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오늘로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는 이행일이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란은 원유·천연가스를 국제 시장에 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 에너지 분야에서 외국인 투자가 허용됐고, 해운·조선·항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국제 사회와 거래가 제한됐던 것에서 풀린다.

이란은 또 해외에 동결됐던 자산을 되찾을 수 있게 됐고 이란 금융기관은 해외와 자금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미국이 외국 기업과 개인이 이란과 거래하는 것을 차단하는 ‘2차 제재’를 이번에 풀면서 가능해졌다.

제재 해제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지난해 7월 주요 6개국과 맺었던 핵 합의에 따라 원심분리기 1만2000개를 해체하고 저농축 우라늄 9t의 대부분을 러시아로 보내는 등 이행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제재 해제는 핵 합의 이행을 조건으로 했다.

단 미국인과 미국인 소유의 기업이 이란과 거래하는 것을 막는 ‘1차 제재’는 풀리지 않아 미국 재무부의 허가를 거쳐야 한다. 또 이란에 대한 무기금수 제재와 탄도미사일 제재 등 무기 제조에 관련된 부품·원료 등의 거래는 당분간 제재 조치가 계속된다.

워싱턴 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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