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법대로 심판' 가겔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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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안양에서 벌어진 프로축구 안양 LG와 울산 현대의 경기. 경기가 끝났을 때 그라운드에는 19명의 선수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주심인 페테르 가겔만(35)이 3명을 퇴장시킨 결과였다. 레드카드(퇴장) 1장에 옐로카드(경고)가 무려 8장이었다. 이중 시뮬레이션 액션을 지적하며 내민 옐로카드도 두차례였다.

올 K-리그 경기당 경고 횟수 1.60, 퇴장 횟수 0.06과 비교하면 가겔만 주심이 경고를 남발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경기 중 선수나 벤치에서 크게 항의하는 모습도 없었고, 경기 후 가겔만을 질책하는 사람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자신있고 일관되게 판정했다는 칭찬이 많았다.

경기를 지켜본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판정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심판 판정에 대한 소모전이 사라지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심판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외국인 심판 초청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심판인 가겔만과 헤어만 알브레히트(42)는 프로축구연맹의 초청으로 지난달 14일부터 경기 진행을 맡았다.

5경기씩을 치른 이들의 경기당 경고는 2.9개나 되지만 모두 호평을 받고 있다. 과감하게 경고나 퇴장, 페널티킥을 주는 것이 눈치 보면서 휘슬을 불지 않는 것보다 판정 시비를 줄이는 비결(?)임을 이들이 가르쳐주고 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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