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먹여살릴' 인터넷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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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시멘테크는 회사 설립 6년여 만인 1999년 업종을 온라인 게임업체로 바꿨다.

SI의 경우 대기업들 틈바구니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동안 확보한 온라인 서버 운용과 소프트웨어 제조 기술을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에 투자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97년 개발에 착수해 99년 말 출시한 모험을 즐기는 팬터지 게임 '헬브래스'가 1년여 만에 15억여원의 수입을 올려줬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미국, 동남아에 20여만달러씩의 로열티를 받고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이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최근 펴낸 '2002 국내게임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3조4천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다.

인터넷사이트에서 게임을 다운받아 즐기는 온라인게임 매출은 4천5백22억원으로 전년(2천6백82억원) 대비 69%나 늘었다. 이는 미국(3조2천억원)에 이어 세계 2위다.

휴대전화로 즐기는 모바일게임도 1천4억원으로 전년(3백58억원) 대비 1백80% 급증하면서 일본.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전문게임방에서 즐기는 아케이드 게임은 수출을 포함해 3천7백78억원, PC방에서 즐기는 PC게임은 1천6백47억원으로 25%와 15% 매출이 줄었다. 초고속인터넷 확산으로 게임 산업도 급격히 인터넷 기반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수출도 급등세다. 지난해 온라인 게임 수출은 7천7백만달러로 수입(53만달러)의 1백배를 훌쩍 넘어섰다.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도 지난해 2백54만달러를 수출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6.7%와 5.3%를 기록했다.

특히 온라인 게임의 경우 중국과 대만시장은 이미 90%를 점령한 상태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김민규 박사는 "동남아나 미주 등 수출 대상국들의 인터넷 인프라가 국내 수준으로 갖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5년 이후에는 한국을 먹여살릴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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