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의 새 통화정책 실험 … 금리 결정 연 12회서 8회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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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새로운 통화정책 실험에 나선다. 2017년부터 기준금리 결정 횟수가 연 12회에서 8회로 줄어든다. 한은은 1999년 5월 금리목표제를 도입한 이후 매달 한 번씩, 1년에 12번 기준금리를 정했다. 18년 만의 변화다. 보다 중기적인 통화정책 운용이 가능하지만 시장과의 소통 약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좀 더 긴 안목으로 정책 운영 가능
한은·시장 사이 소통 약화 우려도

 한은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금통위 조정안을 의결했다. 대신 금융안정 관련 회의를 연 4회 연다. 다만 연간 금통위 전체 회의는 24회를 유지한다. 현재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정하는 회의와 금리 결정 이외의 사안을 다루는 회의를 각각 1년에 12번씩 열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도 연 8회 기준금리를 정한다. 연 14회 회의를 열었던 일본은행(BOJ) 역시 내년부터 8회만 개최한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데 시차가 있는 만큼 좀 더 긴 안목으로 통화정책을 운영하기 위해서다. 반면 중앙은행과 시장 간의 소통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경제 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며 “한은은 시장과의 소통 수단을 보다 정교하게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한은은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완화 기조를 지속하면서도 금융 안정에 유의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전날 송년 간담회에서 “성장과 금융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적절히 고려하겠다”며 “정부의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는 금융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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