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욱 통준위 부위원장 “남북 흡수통일 땐 북 주민 학살 등 재앙 통제불능 상황 올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기사 이미지

정종욱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통준위) 부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 세미나에서 “흡수통일은 한국과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뿐 아니라 북한에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평화 통일’을 추구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준위 전문가들이 그동안 다양한 형태의 시나리오를 연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흡수통일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히 (통일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보다 중요한 건 북한 내에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앙’과 관련, “조직화된 (북한)군이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극단적 폭력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위원장의 ‘평화통일’ 발언은 한국 시간으로 11일 오후 차관급 남북 당국자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모처럼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끌고 가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그는 “통일은 이성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의 열망이자 민족의 운명과 직결된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지금 한국 사회 내에서 약화되고 있는 통일 열망을 다시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