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발망 협업 패션 시세 결국 구매가 이하로…'허울뿐인 컬래버레이션' 비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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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SPA(기획·생산자가 유통·판매까지 하는 브랜드) 패션업체 H&M이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발망과 협업해 만든 ‘발망 X H&M 컬렉션’의 시세가 결국 구매가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달 초 며칠씩 노숙해가면서 줄을 서서 앞다퉈 구매했던 것과는 천양지차의 세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서는 발망 x H&M 컬렉션 제품을 구매가보다 낮게 판매한다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울 피코트 니트(정가 19만원)를 15만원에 판매하겠다는 식이다. 이들 중에서는 10만원대에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정가에 10만~20만원 이상씩 프리미엄을 붙여서 판매하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심지어 어떤 업자들은 방송 인터뷰에서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많은 차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발망 x H&M 컬렉션은 발망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탱이 디자인하고, H&M의 전세계 61개국 250개 매장에서만 판매됐었다. 옷 한 벌에 100만원을 쉽게 넘기는 발망의 옷을 비교적 저렴하게 입을 수 있다는 생각에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이 쏠렸었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래버레이션은 스타워즈와 신세계처럼 다른 카테고리의 업체가 해야 시너지가 있지, H&M-발망은 시너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국내 소비자들은 옷을 사면 일단 원단부터 만져보는데, 발망의 품질을 기대했다가 실망만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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