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무협시사] 쌍룡검과 맞바꾼 황금알 낳는 칠면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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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무협시사’는 무협소설 형식으로 오늘의 뉴스를 풀어봅니다.  아래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시면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게 무엇이오?”중년인의 눈이 화등잔만큼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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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그럴 것이 철창 속의 새는 다른 새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크기도 바위만하고 깃털색도 무지갯빛이 나는 것이 평범한 새가 아니었다. 가장 특이한 점은 머리 하나에 일곱 개의 얼굴이 담겨있다는 것이었다.

새 주인이 씨익 웃었다.

“뭘 볼 줄 아시는군. 이것은 바로 봉황(鳳凰)이오.”

“보, 봉황!”

중년인이 화들짝 놀라자 새 주인이 손사래를 쳤다.

“물론 진짜 봉황은 아니고 칠면조(七面鳥)라는 것인데 보시다시피 일곱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고 황금을 낳는 새요.”

황금이라는 소리에 중년인이 마른침을 삼켰다.

“이, 이거 얼마요?”

새 주인이 단호히 고개를 내저었다.

“이건 파는 것이 아니오.”

“이, 이걸 주겠소!”

중년인이 허리춤에서 검을 풀더니 새 주인에게 주었다.

“이게 무엇이오?”

“쌍룡검(雙龍劍)이오!”

쌍룡검이란 말에 새 주인이 그대로 거품을 물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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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 희대의 보물, 쌍룡검이라니.”

천하십대지보(天下十代至寶) 중 당당한 일인자가 바로 쌍룡검이다.
바위를 두부 자르듯 자르고 흠조차 나지 않는다는 전설의 명검이 아닌가.

새 주인은 잠시 고민하는 듯 턱을 쓰다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쌍룡검이라면 칠면조의 주인으로서 손색이 없구려. 가져가시오!”

“고, 고맙소!”

중년인이 조심스레 새장을 받아들었다.집으로 향하는 중년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흐흐, 황금을 낳는 칠면조라니. 땡 잡았구나. 바보 같은 놈. 그 쌍룡검이 가짜인 줄도 모르고 속는 꼬락서니하고는. 흐흐.”

새장을 집안에 고스란히 둔 중년인은 오늘 약속이 있는 것을 상기해냈다.

“아, 오늘 문파끼리의 모임이 있었는데 까먹을 뻔 했군. 조금 있다 보자, 미봉황아!”

새장을 사랑스럽게 만지작거리던 중년인이 이내 모습을 감췄다.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다.

집에 돌아온 중년인을 반겨주는 것은 노모(老母)였다.

“팔룡이, 왔는교?”

노모가 웃으며 중년인을 반기자 미봉황이 떠오른 중년인이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암요, 어머님. 오늘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다행이구나. 안 그래도 오늘 아주 커다랗고 독특한 닭을 구했다. 맛있는 계죽(鷄粥)을 해놓았으니 한입 먹어 보거라.”

노모가 난데없이 숟가락을 들이 내밀자 중년인이 한입 크게 먹었다.

꿀꺽.

“어이고야, 역시 어머님 솜씨가 최고입니다그려!”

“끌끌, 얼른 씻고 오거라.”

노모의 말에 중년인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방안에 들어가려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깃털이 사방에 널브러져 있었다.
색을 보아하니 분명 칠면조의 깃털이었다.

“이, 이게 도대체…….”

황급히 깃털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간 중년인은 멍하니 주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황금을 낳는다던 칠면조가 깃털이 뽑혀 벌거벗은 채로 가마솥에 들어있던 것이었다.

중년인이 좌절하며 중얼거렸다.

“내, 내 황금이…….”

최근 온라인 상에서 푸틴과 오바마의 '가상대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추수감사절 디너로 뭘 드실 생각이신가요?(What will you have for thanksgiving dinner?)"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Turkey(터키·칠면조)"

26일부터 시작된 추수감사절 기간에 먹는 음식인 '칠면조'와 국가명인 '터키'가 발음이 같은 것에 착안한 온라인 유머다.

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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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남자 푸틴이 '터키'요리한다?…추수감사절 '가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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