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막는 경제정책 실망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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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학자들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정부가 대결 위주의 정책을 펴기보다는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제를 살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9일 이필상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한국경제 동력, 어디서 찾아야 하나'란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에서 안종범(성균관대 경제학부)교수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은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현재의 경제상황은)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고통스러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安교수는 "새 정부가 출범 1백일이 지나도록 '코드'를 맞추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라며 "정부정책에 대해 불안과 의구심이 생길 때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가계는 소비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전주성(이화여대 경제학과)교수도 "가뜩이나 경제가 침체국면인데 노사문제.부동산투기.경기대책 등 에서 현 정부가 보여준 정책은 희망보다는 실망을 안겨줬다"며 "정부가 개혁의 당위성만을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소모적인 이념논쟁이나 집단.계층간의 갈등을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경제를 보는 집권층의 시각부터 달라져야 하고 이념과 정책능력을 구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하준(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성장동력을 회복하려면 재벌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지양하고 기업금융의 부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재벌기업들이 사회적 통제의 강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조건으로 안정지분을 확보하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출자총액제한과 지주회사 설립 요건을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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