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한인 전쟁영웅’ 찾아간 오바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2012년 12월21일 월터 리드병원으로 제이슨 박(오른쪽)을 직접 문병온 오바마 대통령. [중앙포토]

녹색 잔디 위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카트를 몰고 나타났다. 카트에서 내린 그는 의족을 한 한인 청년을 보고 밝게 웃으며 “잘 지내고 있느냐”고 악수를 건넸다. 청년은 웃으며 “워싱턴DC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고 잘 정착했다”고 답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인근 TPC 포토맥 골프장에서의 우연한 조우였다.

 오바마 대통령을 직접 찾아오게 한 주인공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전쟁영웅 제이슨 박(24). 한인 2세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그는 2012년 12월 아프간 파병 도중 탈레반의 폭발물에 두 다리와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소대원을 대피시키다 입은 부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고 발생 열흘 후 병원으로 직접 문병을 와 “미국을 대신해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었다. 이날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과 골프를 즐기다 같은 골프장에 제이슨 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찾아와 이뤄졌다. 미 국방부서 퍼플하트 훈장을 받은 그는 전역 후 보잉사에서 일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