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다의 자산 가치 24조 달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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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국가로 치면 세계 7위 경제 규모지만 오염과 과잉개발로 가치 떨어질 수도

어족 자원의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어종의 풍부함과 다양성, 서식지 범위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

최근 바다의 자원 및 자산 가치를 24조 달러로 평가한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바다를 하나의 국가로 볼 때 세계 7위의 경제 규모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바다의 자원이 갈수록 오염되거나 남획됨에 따라 그 가치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WWF가 호주 퀸즐랜드대학 지구변화연구소, 보스턴 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지구상 바다 전체의 자산 가치를 평가해 하나의 값으로 나타낸 최초의 시도다. 바다 관련 상품과 서비스의 연평균 가치는 2조5000억 달러, 바다의 전반적인 자산 가치는 그 10배 정도로 추정된다.

이 보고서의 주 저자인 퀸즐랜드대학의 해양과학자 오브 호에-굴드버그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이렇게 말했다. “바다가 하나의 국가라면 세계 7위의 경제 규모다. 해양과학자들에겐 놀라운 사실이 아니지만 일반인에겐 놀라운 소식일지도 모른다.”

이 보고서는 어류와 기타 해양생물 및 세계 선박 운항로의 가치, 해안지대의 자연적인 폭풍 방지 효과 및 생산 가치, 대기 중 탄소를 흡수하는 바다의 역할 등을 고려했다. 보고서는 또 이 가치가 기후변화와 오염, 과잉개발로 얼마나 위협받고 있는지 강조했다.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들에 견줄 만한 부를 지녔지만 언제 빈국으로 추락할지 모를 위기에 놓였다”고 WWF 인터내셔널의 마르코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이 보도자료를 통해 말했다. “우리는 책임감을 지닌 바다의 주주로서 바다의 미래에 대한 투자 없이 그 소중한 자산을 지속적으로 남획하는 행위를 좌시해선 안 된다.”

이 보고서는 세계 어업에 특히 주목했다. 세계 어종의 61%가 ‘완전 이용(fully exploited)’되며 29%가 ‘과도 이용(overexploited)’돼 어족 자원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어족 자원의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어종의 풍부함과 다양성, 서식지 범위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

보고서의 저자들은 각국 정부가 바다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행동을 추천했다.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바다 문제를 포함시키도록 요구할 것, 기후변화로 인한 훼손을 최소화할 것, 세계의 바다 정책을 조율하기 위해 해양국가들을 중심으로 ‘블루 얼라이언스(Blue Alliance)’를 결성할 것 등이 포함된다. “이 보고서가 요구하는 것은 이런 종류의 연합된 행동”이라고 호에-굴드버그가 네이처에 말했다. “한 쪽이 다른 쪽을 비난하지 않고 모두가 적극 참여해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

글=애디티야 테하스 아이비타임스 기자, 번역=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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