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하루 5시간58분 일하고 7시간38분 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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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한국의 성인 남녀 취업자가 일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58분, 잠자는 시간은 7시간38분으로 조사됐다. 또 20세 이상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의 화폐가치는 1인당 월 111만원으로 추산됐다. 총액으로 따지면 국내총생산의 10%에 해당되는 78조원에 이른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은 27일 한국여성개발원에서 통계청의 '2004년 생활시간조사'에 대한 학술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2004년 9월 전국의 3만1600여 명이 이틀 동안 10분 간격으로 시간일지를 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일은 적게 하고 잠은 늘고=지난해 한국 취업자의 일하는 시간(하루 평균 5시간58분)은 5년 전인 1999년보다 40분 줄었다. 반면 잠자는 시간은 7시간38분으로 5년 전보다 2분 늘어났다.

주5일제가 시행된 효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미국인과 독일인에 비하면 일하는 시간이 많고 여가 시간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20~74세 성인 남성의 하루 일하는 시간은 6시간21분으로, 미국 남성(4시간22분)이나 독일 남성(3시간45분)보다 45~69% 많았다.

한국 남성의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사노동 시간은 적었다. 한국 성인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은 46분으로 미국 남성(2시간22분)이나 독일 남성(2시간43분)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학습시간도 서구인보다 적었다. 컴퓨터.취미 관련 강습 등 학습에 들이는 시간이 한국인 성인은 평균 13분이었고, 미국인은 29분, 독일인은 16분이었다. 또 한국 여성의 자원봉사 시간은 3분에 불과해 미국 여성(30분)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337만원"=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는 연간 1337만원으로 추산됐다. 가사노동 가치는 전업주부가 밖에서 일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입 등을 네 가지 추계방법으로 계산한 뒤 가중평균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가 가장 높아 월 평균 167만원, 연간 2006만원이었다.

이어 ▶20대 월 평균 120만원▶40대 117만원▶50대 93만원 순이었다. 한국여성개발원 김종숙 연구위원은 "교통사고의 피해보상, 이혼시 재산분할청구액, 부부 간 상속 및 증여 등의 산정 기준으로 이 같은 가사노동 가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란 여성전문기자

*** 바로잡습니다

12월 28일자 2면 '한국인 하루 5시간58분 일하고 7시간38분 잔다' 기사 중 전체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가치가 '국내총생산(GDP)의 28.2%에 해당되는 219조원에 이른다'는 내용을 '국내총생산의 10%에 해당되는 78조원에 이른다'로 바로잡습니다. 한국여성개발원은 연구과정에서 전업주부의 수로 계산해야 하는데, 전체 성인 여성의 수로 잘못 계산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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