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쟁의 아름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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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의 나팔수」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 순간의 그의 언행은 세계운명을 판가름 해온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 때문에 그의 목소리는 맑고 정확하게 전달돼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다.
그런 「위대한 자리」를 놓고 다루는 84년도 미국대통령선거의 민주당후보로 「먼데일」-「페라르터키트」가 확정됐다.
대통령 후보를 탄생시킨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을 지켜본 우리는 몇가지 점에서 뜨거운 감동을 경험했다.
완벽한 자유경쟁, 티없는 페어 플레이, 철저한 민의 반영이 유감없이 발휘됐던 것이다.
패배를 자한 「게리·하트」「제시·젝슨」이 마지막 순간에 「먼레일」은 지지하고 나섰고, 선거에 내걸 정강정책도 3자간에 깨끗이 대하는 장면은 민주정치를 지향한다는 나라의 정치인에게 큰 교훈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특히 흑인 출신 목사인 「잭슨」이 선거운동중 그가 보여온 반유대주 자세에 대해 사과하고 나선 장면은 기막힐 정도다.
그는 자기의 정치적 소신 때문에 유대인 세력으로부터 받게될 민주와 「먼데일」후보의 피해를 막아주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손실을 각오하고 사과발언을 한 것이다.
새로이 채택, 발표된 민주당의 정강정책은 「레이건」현 정부의 보수 강경노선에 정면 도전하는 자유·진보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더우기 민주당과 「먼데일」은 공화당의 초보수 그룹에 속하는 「레이건」의 군사비 증강, 대외 군사개인, 「레이거노믹스」 등 강경 보수정책에 반대하거나 피해를 보았다고 믿고 있는 국민층에 파고드는 것을 선거전략의 기본으로 삼아왔다.
따라서 민주당이 표발으로 삼고 있는것은 진보적인 지식층파 하층시민·노동자·소수민족·부녀층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금년 미국선거는 보수 공화당과 진보 민주당의 대결이라는 전통적인 기상의 재현이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양의 차이는 거의 없다.
대한정책에 있어서도 「먼레일」은 현상유지의 임장을 취하고 있다.
「하트」가 주한미군의 철수 주장한데 대해 「먼데일」은 『위험한 패배주의 발상』이라는 말로 거부했다.
다만 경제정책에서 「먼데일」이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고 있음이 현재의 미국정책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먼데일」의 당선 가능성이 아직은 희박할 뿐 아니라 후보로서의 선거전략 단계의 발언이 실재 대통령이 된후엔 보다 보수화 한다는 관례로 볼 때 그렇게 우려할바는 못된다.
우리가 주목하는 바는 국민의 자유와 정부의 권한이 균형을 이루는 미국의 안정된 민주정치다.
그것은 한마디로 「페어플레이」의 결과다.
깨끗히 이긴 「챔피언」은 모든것을 합법적으로 독차지할 수가 있다.
이처럼 국민적 지지를 토대로 당선된 대통령은 강력한 정치를 할 수가 있고 그 때문에 정치의 안정과 효율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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