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내 연천 경순왕릉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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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민통선 안인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에 있는 사적 제244호 신라 경순왕릉이 민간에 완전 개방됐다.

연천군은 "일반인이 관할 군부대에 알리지 않고 자유롭게 경순왕릉을 구경할 수 있도록 22일부터 허용하고 있다"며 "비무장지대(DMZ) 경계선인 남방한계선과 인접한 점을 고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능은 주변이 미확인 지뢰 지대이고 민통선 안에 있어 그동안 군부대 허가를 받아야 제한적으로 출입이 가능해 관광객이 불편을 겪어 왔다.

연천군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관할 군부대와 다섯 차례 논의 끝에 민통선 초소 이전에 합의하고 3억4000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순왕릉 뒤쪽으로 1㎞ 떨어진 곳에 새 초소를 세웠다. 또 군부대 경계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도로 주변 1.1㎞ 구간에 펜스와 감시카메라(CCTV), 안내용 방송시설, 가로등 등을 설치했다.

연천군 이철재 관광개발담당은 "경순왕릉 주변에는 1.21사태 당시 무장공비 침투로와 태풍전망대 등 안보 관광지가 있어 연계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순왕(재위 927~935년)은 기울어진 국력을 통감하고 고려에 몸을 의탁한 신라의 마지막 왕으로 비운의 삶을 살다 고려 경종 3년(978년)에 세상을 떠난 뒤 이곳에 묻혔다. 무덤은 1975년 사적 제244호로 지정됐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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