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 '블랙홀' 떠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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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대의 해상 물류센터가 될 중국 상하이 인근의 양산항이 10일 개항했다. 이 항구는 2020년까지 50개의 접안시설을 갖춰 연간 20피트짜리 컨테이너 2200만 개를 처리할 계획이다. [상하이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물류센터를 목표로 중국 상하이(上海)시가 건설해 온 양산(洋山)항 1기 공사가 마무리돼 10일 개항했다. 상하이 남동쪽 약 60km에 위치한 대(大).소(小) 양산 섬에 중국 당국이 건설하고 있는 양산항은 연간 2200만 TEU(20피트 컨테이너 2200만 개)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다.

상하이시는 이날 우선 5개 선석(船席.접안시설)을 만들어 1단계 터미널 공사를 완공했다. 양산항 1단계 터미널 개항으로 상하이시와 그 주변 항만 지역은 기존의 18개 선석을 포함해 23개 선석 규모의 항만시설을 갖추게 됐다. 상하이시는 2010년까지 30개 선석을 갖춰 연간 화물 처리량을 1300만 TEU로 늘릴 예정이다. 한국 최대 규모인 부산항의 처리량은 지난해 1140만 TEU였다.

상하이와 그 주변 항만 지역이 계획대로 2020년까지 양산항 50개를 포함해 모두 90개의 선석에, 연간 2200만 TEU의 화물 처리능력을 갖추게 되면 세계 최대의 해상 물동량 처리 센터로 부상하게 된다.

양산항은 세계에서 가장 긴 왕복 6차로 교량인 둥하이(東海) 대교(32km)를 통해 육지와 연결돼 있다. 기존 상하이 내항들의 수심이 6~7m에 불과해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기 어려운 데 비해 양산항은 수심 15~18m의 심수항(深水港)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 화물의 경우 상하이에 심수항이 없었기 때문에 화물 대부분이 부산을 경유했다"며 "하지만 양산항 같은 대형 심수항의 건설로 부산항의 환적 기능은 상당 부분 양산항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이 동북아 물류의 블랙홀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다. 부산항이 처리하는 물동량의 40% 정도는 환적화물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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