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5) 제80화 한일회담(14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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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나는 2월27일 하오「다울링」주한 미대사의 예방을 받고 북송문제를 토의했다.「다울링」대사는 국적이 북송문제에 대한 한국측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것 같다고 미국측 정보를 알려주었다.
나는 일본측이 얼마나 면밀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이 사악한계획을 꾸며왔는가를 설명했다.「다울링」대사는 나의 설명이 미국측으로서는 아주 새로운 정보라면서 크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대통령에게 건의해 이루어진 한적대표1인의 제네바파견에 대해 그 사실을 국적측에 사전 통보하는 것이 좋을것이라고 조언했다.
유태하공사도 이날 낮「사와다」수석대표의 초청을 받고 회담했다.「사와다」대표는 『「후지야마」외상이 바라는 결과는 제네바에서 얻을것 같지 않으니 한일회담을 재개하자』고 호소했다.
그는『국적이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을것 같으면 북송계획은 자동적으로 폐기되리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단언하고『따라서 본회담을 재개하고 또 재일한국인 문제를 법적지위 분과위에서 협의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공사는『회담재개의 선결요건은「기시」수상이나「후지야마」외상이 공식으로 북송포기선언을 해야하는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사와다」대표는『일본정부의 위신도 고려돼야한다』고 말하고『회담재개의 요청은 국적이 북송계획에 참여를 거부한다면 북송계획은 자동적으로 망각속으로 묻혀져버리는 것을 의미하는 것』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후지야마」외상이 노련한 원로외교관들의 조언을 거칠게 무시하는 인물』이라고 혹평하고『주제네바 일본공사의 보고는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그때 밝힌 북송추진 배경의 일단은 이러했다.
「이노우에」일적외사부장은「후지야마」외상이 북송추진결심을 하기전에 국적이 북송문제에 대한 일본측 입장을 지지할것이라며 북송을 부추겼다.
「이노우에」는 주저하던「후지야마」외상에게 자신이 국적과 다년간 협의해온 경험으로 보면 국적의 고위조사반 파일을 제의할 경우 틀림없이 응할것이니 북송추진의 방법상 국적참여를 제의하라고 권고했다. 이에따라「후지야마」외상은 북송결단을 내렸다는 얘기였다.
「사와다」대표는 따라서「무지야마」외상의 계획은 정치문제에 휘말려들지 않으려는 국적의 신중한 태도로 양저에서 뒤틀려지고 있으므로 한일회담을 재개하는 길이 그의 계획을 무산시키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또「기시」수상의 생각을 대변한 것이기도 했다.
이대통령은 그러나 제네바의 상황전개가 우리쪽에 유리하게 되어가고 있고 또 회담재개의 요청이 일본측의 고도의 술수일 가능성이 없지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선북송 포기입장을 고수했다.
이대통령은 한적청소년부장 이범석씨(버마참사때 순직한 외무장관)의 제네바파견에 최규하 주일참사관이 함께 가도록 지시했다.
북송반대 전국위는 장택상 전국무총리, 최규남 전문교장관, 유진오 고대총장등 3명을 제네바에, 그리고 정운갑(자유당) 조재천(민주당) 이재형(무소속) 의원 3명을 일본에 각각 파견해 북송저지 운동을 측면에서 지원키로 결정했다. 우리측의 이같은 총력전 태세애 대응해 「후지야마」외상은 전국위의 일본파견대표 3명에 대해 입국비자발급을 거부하는 한편 국적의 협조가 난망시 되자 북적과의 직접대화를 정식으로 제의해 북적은 제네바에 대표파견을 결정했다.
여기에 소련적십자사는 26일 일적에 서한을 보내 북송선변의 재공등 북송을 강력히 지원할것이라고 밝혀 궁지에 몰렸던「후지야마」외상에게는 큰 원군이 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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