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생 갈곳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각 기업체들이 새로운 식구를 맞아들이기위한 분주한 철이 어김없이 다가왔다. 대학생활에서 배운 지식 내지는 기술을 마음껏 발휘해보려는 의욕도 대단하다. 졸업반 학생은 물론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신 학부모님, 그리고 알뜰히 가르쳐주신 교수님들깨선 젊은이들의 진로문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문대학의 경우 더더욱 실의에 빠져있다.
신문의 광고란에는 아예 응시자격을 4년제 대졸 학생만으로 못을 박고있으니 실력을 한번 겨루어 볼 기회마저 박탈당하고있는 형편이다. 중견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전국의 전문대학 학생21만명과 교직원6천여명, 그리고 학부모42만여명 아니 그이상이 취업문제로 홍역을 치르고있는 실정이다.
으시시 추워지는 날씨에다 제자들의 근심어린 얼굴을 대하기가 민망스럽기만하다. 투입에 따른 산출효과의 기대마저 봉쇄해 버리는 기업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전임 문교장관께선 기업들에 산학협동체제를 강조한바있으며 사원채용에 협조의뢰를 하신걸로 알고있으나 전문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기피하고 있어 가르쳐 보려는 열성도, 배우려는 의욕도 점차 줄어들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국내외적인 불황의 여파로도 돌릴수 있겠으나 정책적으로 사원채용때 예컨대 대졸 50%, 전문대졸30%, 고졸 20%의 비율로 사원을 뽑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된다면 면학분위기 쇄신은 물론 기어이 재수·삼수를 해서라도 대학에 가려는 학생의 숫자도 줄어들수있으리라 믿는다.
각 기업에서 중견 기술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학재를 개편하는 한이 있더라도 과감한 용단을 내릴때가왔다고 본다.(연구에 따라 좋은 대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전문대학 재학생이면서 학력 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도 많으니 국가적인 자원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불확실한 인간이 만든 정책이기에 완전 무결이란 기대할 수가 없다고 본다.
제도 자체에 모순이 있다면 과감히 시정할수있는 용기있는 행동이 아쉽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하기에 기술인력을 양성하여 해외에 파송하여 외화획득만이 살길이라 본다. 당신은 비록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하여 생계유지를 하나 자식들에겐 그런 전철을 밟지않도록 하기위하여 많은 액수의 금액을 자식의 교육비에 투입하는 것이 요즘 학부모다.
나는 바담풍해도 너희는 바람풍으로읽으라는 옛스승의 염원과도일맥 상통하리라.
계층 이동은 주로 공부를 많이함으로써 이루어 진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고 있기에 너나없이 교육열이 대단한 것이다. 그린 염원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전문 대학인도 복지국가건설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해 본다.
엄익명 <강사·국립상주농업전문대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