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에도 최선" 연금개혁 서둘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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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운용의 대원칙은 안정성을 지키는 것이지만, 그 범위 안에서는 최대한의 수익성을 추구하겠다."

157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책임을 새로 맡은 오성근(54.사진)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수적인 투자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저금리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 본부장은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기금이사 공개 모집에서 21명의 후보를 제치고 세계 5위권에 해당하는 거대 기금의 운용 지휘봉을 지난 2일 잡았다. 그는 앞으로 3년 임기 중에 기금운용본부의 독립법인화 등 조직 개편에도 나서야 할 입장이다.

오 본부장은 "기금 운용도 투자며 모든 투자는 위험(리스크)을 안고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연금기금은 돈의 성격상 과도한 리스크를 안을 수 없으므로 안정성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올 들어 강세를 보이는 증시 움직임이나 최근의 금리 상승 기조 등 단기적인 시장 변화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계속 찾아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오 본부장은 "안정성을 보장하는 시스템 안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내는 것이 국민의 앞날을 책임진 연금 운용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그는 "자산 운용 업무를 오래 하면서 나름대로 투자와 운용에 세 가지 원칙을 갖게 됐다"며 그것은 ▶결코 모르는 투자를 하지 않고 ▶절대 서두르지 않으며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전임자인 조국준 전 기금이사는 2003년 7.83%, 2004년에는 5.89%의 기금 운용 수익률을 달성한 바 있다.

그는 국민연금이 현행 제도로는 2047년께 고갈될 것이란 지적에 대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국민연금 개혁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나온 오 본부장은 1976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뒤 30년 가까이 펀드 매니저 등으로 자산운용시장에서 활약했다.

펀드 매니저만 10년 이상 했고 한국투신의 영국법인에서 9년간 일해 국제금융 거래에도 밝다는 평이다. 한국투신운용 전무를 거쳐 2002년 5월부터 올 6월까지는 동부투자신탁운용 대표를 지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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