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투자자본 쏠림 현상… 돈은 중국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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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제 투자자본이 최근 금융 부문은 중국으로, 제조업 부문은 인도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내수 확대와 금융시장 완전 개방을 앞둔 중국은 국제 금융자본의 선점 경쟁이 한창이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인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중국 금융시장에 적극 진출=올 들어 중국에 진출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은행.증권 등 금융회사 지분 매입에 집중되고 있다.

가장 활발한 곳은 싱가포르 정부가 운영하는 투자회사인 테마섹 홀딩스다. 건설은행과 민생은행 지분을 보유 중인 테마섹은 중국은행 지분 10% 인수를 추진 중이다.

9월에는 세계 최대기업인 미국의 GE가 선전발전은행의 지분 7%를 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UBS는 베이징증권에 2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20%를 획득했다.

알라하바드.ICICI.UTI.UCO.SBI 등 인도 은행들도 중국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외신들은 6월 이후 중국 금융회사에 투자한 외국자금이 15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7년 중국 금융시장의 완전 개방을 앞두고 국제 금융자본이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발빠르게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앞으로 내수시장을 부양할 것이란 예상도 투자자본의 중국 금융시장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CSFB은행은 중국의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앞으로 10년간 거대한 소비 붐이 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도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행감독위원회 류밍캉 위원장은 "외국인 지분의 투자한도(현행 25%)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IT.제조는 인도로=중국의 경쟁시장인 인도에는 정보기술(IT)과 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는 지난달 인도에 1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인도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계 석유회사 BP도 지난달 인도에 정유회사를 설립하기로 인도 국영석유회사인 힌두스탄 피트롤리엄과 합의했다. BP는 펀자브주에 30억 달러를 투자해 2009년까지 하루 18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할 수 있는 정유회사를 건설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미탈스틸은 최근 인도 자르칸드 주정부와 90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1200만t 규모의 제철소를 짓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포스코도 120억 달러를 투입해 오리사주에 연간 1200만t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시장이 임금 인상, 사회 불안 등으로 위험이 커지면서 제조업체들이 인도를 대안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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