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全大 6월26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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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우선 선거인단 확정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16일 당 선관위는 전당대회 개최일을 당초의 6월 17일이 아닌 6월 26일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김수한(金守漢)선관위원장은 연기 이유에 대해 "정당 사상 초유로 23만명이 투표하는 선거를 준비하다 보니 선거인단을 가려내는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원 명부 중에서 선거인단을 추리는 작업이 주춤거리고 있다고 한다. 당헌에는 선거인단의 절반을 여성으로 하고 전체 선거인단의 연령별 비율을 균등하게 맞추도록 돼 있지만 이 기준을 맞추기가 만만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일부 지구당의 경우 '노태우(盧泰愚)총재'라고 적힌, 10년이 넘은 명부를 보내오는가 하면, 당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하면 "내가 왜 한나라당 당원으로 돼 있느냐"며 항의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한다. 특히 젊은층에서 선거인단 참여에 대한 거부반응이 많다고 한다.

연일 떠들썩하게 진행 중인 민주당의 신당 논의에 밀려 전당대회의 흥행이 지지부진한 것도 당권 주자들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당 안팎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당권 주자들은 상호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 인터넷 게시판에는 "○○○는 민정계의 주구" "수구 골통 정치인" "약속을 저버리는 잡초 정치인" 등 특정 후보를 비난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주자들의 금품 살포설도 벌써부터 나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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