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의 계획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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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농산물의 수급,가격안정은생산·출하·유통등 모든 과겅에서 제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한 언제나 원활하게이루어지기 어렵다.거의 해마다 수급 불안정이나 가격파동을 겪게 되는것도 주로 이 때문인데 그렇다고 농산물 파동에 대한행정의 무력이 양해될수는 없다.
주곡의 경우에도 생산·소비 예측이빗나가 수급의 차질과 외미의 과잉도입이 가끔 문제되어 왔으나 그래도나은편이다. 고추·마늘·참깨·양파등에 이르면 너무 자주 거의 연례행사처럼 파동을 겪게되는데 이 경우상당부분은 농업행정의 무성의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애당초 경작농민들이 무계획하게 생산함으로써 파동을 자초한다고 탓하기 쉬우나 총체적 수요측정이나 생산량 파악은 중앙정부가 해야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수급을 적절히 조정하는 일도 농업행정의 주요 과제가아닐수 없다.
주곡정책에 너무 매달리다보니 주곡이외 농산물의 대책에는 소홀해진감이 없지 않으나 번갈아 겪어온 고추파동, 참깨파동의 경제적 부담을 생각하면 이런 부문에도 항구적 대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의 대책이란 주로 계획생산, 수매비축, 계통츨하를 통한 시장안정이 첩경이다.정부가 새롭게 농산물 생산조정협의회를 구성 운영하려는시도도 이런 노력의 하나일것으로 이해된다.고추·마늘·양파등은 워낙수요추정이 어렵고 생산의 기복이 심한 품목들이어서 파동의 소지가 큰품목들이다.
때문에 정부의 의도대로 적절한 생산조정과 계획생산이 이루어질수만 었다면 파동의 연례행사는 크게 줄어들수 있을것이다. 과잉 또는 과소생산의 우려가 높은 품목들은 대부분 단기작물이므로 가격폭등과 폭락이 교차적으로 생길수 있다. 정확한 수요추정만 뒷받침 된다면 이런 품목들은 생산농가의 협조를 얻어 경작면적과 생산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수 있을것이므로 시장안정에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것이다.
문체는 이들 품목의 생산과 시장출하, 자가소비 유통경로등에서 일정한패턴이 없기 때문에 생산조정 자체에난점이 없지 않을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농가소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품목의 경작이 어떤 형태로든 제약을 받을경우 농가소득의 부분적 일시적 저하가 불가피하며 이를 농가에서 선뜻 이해하고 수용하는데 난점이 따른다는 점이다.
따라서 계획생산과 생산조정은 행정력의 강제에 의존하기보다 생산농가와 농협을 주축으로한 자발적 참여와 실행을 유도하는것이 바람직할것이다.다수확품종의 강제보급이 숱한 마찰과 부작용을 빚었던 전례로보아 어떤 농작물도 강제적 계획생산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수요추정을 정확히하고이를 근거로 각 지역별·주산지별로협의회를 구성,재배면적을 자율적으로 조정하는것이 바람직하다.
농산물 재배면적을 행정력으로 배정하게 될경우 말단행정의 과잉집행과무리가 쉽게 예견되므로 이런 일은사전에 충분히 예방되어야할것이다.
부작용과 무리없는 계획생산이 가능하려면 농협이나 농산 유관기구의성의있는 설득과 의사소통을 통해 생산농가의 자발적 협조를 얻는 일이무엇보다 중요하다.그러나 일단 계획생산이 실현될 경우 그것으로 끝나지않고 안정적 시장출하와 수매,비축의 과정까지 책임지는것이 순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농가와 관·농협의 협조가 순조로와지면 연례적파동은 크게 줄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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