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중국산 '기생충 김치' 당국은 뭐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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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식의약청은 야당 의원의 발표로 시작된 '납 김치' 파동 와중이던 10일 중국산 김치가 안전하다는 검사 결과를 내놨다. 시중에 유통 중인 중국산 김치에서 납이 검출되지 않았거나 위해 지수 이내여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놓고선 10여 일 만에 기생충 알이 발견됐다고 했으니 이를 믿었던 국민으로선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구나 중국에서는 채소 재배에 분변을 사용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기생충은 검사 대상 위해 물질에서조차 제외돼 있었으니 당국이 직무를 유기해 온 셈이다.

이런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 중국산 김치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국내산과의 가격 차가 커지자 유통업자와 식당 등에서 앞다퉈 물량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민 건강보다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상혼도 식탁 안전을 위협하는 공범이다.

중국산 김치가 국내 판매량의 18%를 차지하고, 서울.경기 지역 음식점의 절반가량이 중국산을 내놓을 정도다. 검역 강화만으론 식탁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중국산 김치 대부분은 한국 업자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실정이다. 일본처럼 현지 채소 재배에서부터 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에 대한 품질관리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