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비판의식 있는한 희망적|교회 「헌금문제」기사에 대한 독자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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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앙일보보도의 「헌금문제 기사」(6월20일 일부지방 6월21일)는 삼복더위만큼이나 뜨거운 독자들의 찬·반반응이 줄을 이었다. 보도후 두달동안 격려와 비난이 뒤얽힌 1백여통의 전화, 70여통의 편지·투고가 지금도 하루 4∼5통씩 들어오고 있다.
반응은 우선▲장로이하 평신도=90%「격려」 ▲목사=80%「비난」으로 크게 구분됐다.
이같은 교인 독자들의 반응을 통해 느낀 결론부터 말한다면 기독교 자체내의「자유스런 비판세력」을 새삼 인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기독교의 미래는 이처럼 자체비판의식이 살아있는한 매우 희망적이라는 확신도 가질수 있었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독자반응을 보면 『중앙일보 불매운동을펴겠다』 『중앙일보가 기독교를 탄압하려는 것이냐』 『목사는 승용차를 타면 안되느냐』 『우리를 위해 수고하는 부흥사에게 양복한벌 해주은게 뭐가 나쁘냐』는등 숱한 항의 공박전화들에는 나름대로 답변을했다.
어떤 교역자는 기자와 헌금비판투고자에게「하느님의저주」가 있기를 기도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어느독자는「신문의 양식」까지 따지면서 헌금문제 비판기사와 투고게재를 공박했다.
물론 전체로는 격려의 전화와 편지가 훨씬 많았다. 목사의 격려는 별로 없었지만 신문사까지 직접 찾아와 격려해주는 장로·집사·신도가 많았다.
자신의 친가 부친도 목사로 낙도교회시무중이라고 밝힌 한주부는 『헌금문제들을 더 폭넓게, 깊이 계속 보도해달라』는 요망과 함께 한국기독교회는 일대의 「종교개혁」이 단행돼야한다고 역설했다.
자못 격렬하기까지했던 찬·반반응의 주장및 공박은 헌금의 사용목적, 각종 헌금의 성서적 근거문제, 헌금의 강요성등으로 집약됐다.
헌금문제에 대한 찬·반반응은 마치 한국교회의 진보·보수노선이 대결하는것 같은 인상도없지 않았다.
「격려측」은 『헌금의 거액화는 비성서적』 (이빈광·천안 호서대신학과1년)이며『십일조헌금, 기명광고의 헌금방법등 한국교회 헌금문제는 마땅히 시정돼야한다』 (박종렬씨·대전시중구도마1동작의17)고 거듭 강조했다.
또 『교회가 하느님이름을 팔아 돈의 우상을 섬기는 무서운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반성할때 사도「바울」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는게 가난한 평신도의 양심이다』(법무부2528경비교도대 독자) , 『부의 축적으로 대중앞에 군림 해버린 일부 지도층목회자에게는「혐오」와「조소」등의 표현이 가히 무리가 아니다』 (김판룡씨 서울 성동구성수2가315의71)라는 투고도 있었다.
한 비기독교인 (유덕수 서울암사1동452의35) 은 『오늘날의 교회가 물질에 집착하는 일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교회가 그 분수를지나침은 마땅히 비판받아야할것』이라고 주장했다.
십일조 헌금비판의 글을 중앙일보에 투고했다고 해서 정학을 당한 이철훈전도사에 대한 지지 격려와 학교측 처사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비난측」의 투고는 절대다수가 목사였고 평신도는 한사람뿐이었다.
투고내용은 『십일조헌금이 신약교회에선 부당하다는 주장은 하느님과 성경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이다 (유문식목사 전북정주시상동 영림침례교회) .
그리고 『교회는 선교사명을 위한 존재이지 구제기관이 아니기때문에 구제역점의 헌금사용주장은 잘못된것』 (백문현목사경기도안양시안양2동 안양감리교회)이며, 『교회팽창은 그리스도의 지상명령』 (서울강남강동지역 기독교청년선교회일원)이라는 것이다.
많은 투고내용을 모두 보도하지 못한 헌금문제를 둘러싼 독자의 투고로 이루어진「쟁점」도 이제 끝내고자한다. 그동안 많은 투고를 보내주신 독자께감사드린다.
오직 선교 1백주년을맞는 한국기독교회에 보다 밝은 미래가 펼쳐지기를 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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