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관세 인하도 놓칠 수 없는 실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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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2월 출범하는 새 국제통상 규범 '뉴 라운드'(도하개발어젠다.DDA)의 막판 실무 협상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46.사진)이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김 본부장은 10~12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주요 회원국 소규모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8일 출국했다. 그는 협상 진행이 급박하게 흘러 11일 열리는 통상본부 국정감사에도 불참한다. 통상본부 국감은 이례적으로 장관급 책임자가 없는 상태에서 실시된다.

이번 회의는 12월 WTO 홍콩 각료회의를 2개월여 남겨두고 농산물 관세 감축 폭.서비스 시장 추가 개방 등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 접근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고위급 실무 협상이어서 한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김 본부장은 랍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 앤디 미첼 캐나다 농무장관 등과 연쇄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농산물 관세 상한선을 75~100% 이내로 축소하자며 강경한 입장"이라며 "한국은 관세율 100%가 넘는 품목이 142개에 달해 불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국내 농업 보호도 중요하지만 시장 개방을 통한 공산품 관세 인하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김병연 전 노르웨이 대사의 아들로 대를 이어 통상 외교관으로 나선 화제의 인물. 미국 컬럼비아대 통상법 박사 출신으로 1999~2003년 WTO 사무국에서 한국인으로는 최고위직인 법률자문관(국장급)을 지냈으며 지난해 7월 통상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는 '2007년까지 최대 5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추진한다'는 기치 아래 FTA국을 신설하고, 싱가포르.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의 FTA를 성사시켰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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