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공부 시작할 터" 신임 주한 프랑스대사 필립 티에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 근무를 자원했습니다."

다음달 6일 부임할 예정인 필립 티에보(49) 신임 주한 프랑스 대사 내정자는 21일(현지시간) 파리에서 프랑스 주재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프랑스 담당관 겸 프랑스 원자력청 국제업무담당 부청장을 맡아 일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한국도 프랑스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로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할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여러차례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두 나라가 많은 분야에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고도 했다.

IAEA에서 북한 핵문제를 지켜보며 남북 관계에 대한 이해도 넓혔다. 그는 프랑스 사람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남북한을 동시에 경험한 한반도통이다. 최근 6자 회담 타결 소식에 대해서는 "대단한 의미를 지니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티에보 대사는 "한반도와 관련된 다자외교 경험이 많아 주한 프랑스 대사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습성도 잘 알고 있다는 그는 '프랑스 입국 비자를 받는 데 두 달 이상 걸린다'는 지적에 "부임한 뒤 조치를 취할 게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한파이기는 하지만 아직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우지 못했다. 티에보 대사는 "한국어를 못해 죄송하지만 부임하는 대로 진지하게 한국어를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중남미를 전공한 인류학자인 부인 프랑수아즈(49)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대학생인 첫째와 둘째는 프랑스에 남아 학업을 계속하고, 중학생인 막내는 부모를 따라 한국에 갈 예정이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