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올랐다 김병현, 시즌 4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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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게 깔리는 직구와 좌우로 휘는 변화구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타자들을 농락한 김병현의 투구 모습. [샌프란시스코 AP=연합]

비행기가 활주로를 떠오르듯 무릎 아래서 치솟는 김병현(26.콜로라도 로키스)의 공은 살아 있었다. 최고 시속 144㎞의 직구는 오른손 타자 바깥쪽을 칼날처럼 파고들었다. 정통파 투수가 던지는 150㎞대의 강속구 이상 위력이 있어 보였다. '핵잠수함' 김병현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시즌 4승(10패)째를 올렸다.

김병현은 30일(한국시간) SBC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삼진을 6개나 뽑아내면서 산발 5피안타.1실점으로 호투,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5일 LA 다저스전 6과 3분의 2이닝.무실점에 이어 2게임 연속 호투다. 평균자책점(방어율)도 5.12에서 4.90으로 떨어졌다.

9일 플로리다 말린스전 승리 이후 4게임, 21일 만의 승리였고, 올 시즌 원정 첫 승을 거둠으로써 원정경기 징크스도 시원하게 깨 버렸다.

김병현은 1회 말 첫 타자 랜디 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2번 오마 비스켈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 4번 모세스 알루에게 좌중간 안타를 허용해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5번 레이 더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2회 초 로키스 4번 선트 홀리데이의 솔로홈런으로 1-0으로 앞서 나가면서 사기가 오른 김병현은 더욱 자신 있게 공을 뿌렸다. 로키스는 4회 초 무사 만루에서 더스탄 모의 병살 타구 때 한 점을 추가해 2-0으로 리드했다.

2, 3회를 쉽게 처리한 김병현은 4회 말 1사 후 '천적' 알루에게 좌측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2-1로 추격당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5회 말 대타 랜스 니크로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5, 6회를 삼자 범퇴로 가볍게 틀어막았다. 김병현이 7회까지 완벽하게 막아내자 로키스는 8회 말 마이크 드잔, 9회 말 마무리 브라이언 푸엔테스가 마운드에 올라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김병현은 경기 후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았다. 점점 좋아지고 있으며 내년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31일 오전 8시10분에는 서재응(뉴욕 메츠)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시즌 7승째에 도전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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