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시곗바늘, 시간의 신비를 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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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 오발 팬토그래프 워치. [사진 파르미지아니]

새로운 오발(Oval)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핸즈(시곗바늘)가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모습이다. ‘팬토그래프(Pantograph)’라는 이름은 핸즈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모습에서 착안됐다. 파르미지아니의 새로운 오발 컬렉션에는 다양한 모델들이 있지만 모두 타원형이라는 것에서 공통점이 있다.

파르미지아니에서 새롭게 론칭한 오발 팬토그래프는 입고 전부터 신비로운 디자인과 메커니즘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복원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길이가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 두 개의 핸즈가 타원형 케이스의 윤곽을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됐고,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팬토그래프는 마치 살아 숨 쉬면서 시간의 미스터리함을 설명해주는 듯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오발 컬렉션은 파르미지아니의 대표적인 특징 두 가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파르미지아니가 완전한 독립 브랜드로서 모든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고기능성 독특함을 갖춘 시계를 제작할 수 있었다는 것, 파르미지아니와 복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이전의 워치메이커들이 만든 이 시계는 전문 지식이 집약적으로 담긴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시계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무궁무진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으며 전문가의 시계 제작 기술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무브먼트(시계 작동장치) 중심 부분의 캠이 시간에 따라서 어떤 길이로 늘어날지를 결정하게 되고 반복해서 돌아간다. 핸즈가 돌아가면서 다이얼(시계 문자판)의 끝자락을 따라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이 궤도와 핸즈의 길이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은 정밀하게 계산되어 있기 때문에 핸즈가 타원형을 그리며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파르미지아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12시 15분, 3시 정각과 같이 비슷한 위치에 핸즈가 놓이는 상황에서도 분침과 시침이 정확하게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계 제작에 있어 기계적인 제작에 따른 어려움보다는 티타늄으로 된 핸즈를 커팅하고 조립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이 더 컸으나 물과 니트로겐을 사용하는 최신식 레이저 커팅 기술을 이용해서 정밀도가 높게 제작됐다. 이런 과정들을 거쳐야만 조립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데 기계로 조립이 불가능해 전문가의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티타늄으로 제작된 부품들 역시 뛰어난 손재주와 세심함을 요한다. 핸즈는 티타늄 소재에 섭씨 550도 이상의 온도에서 까다로운 과정들을 거쳐 블루컬러로 입혀낸다.

전통적으로 타원형 시계는 여성적이라는 특성을 깨고, 남성적인 매력을 더하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래서 오발 컬렉션은 여러 가지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고려하여 남녀 모두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됐다. 첫째로 바구니 손잡이를 이어 놓은 듯한 정직한 타원형을 피해 조금 더 바깥쪽으로 넓은 타원을 만들어 남성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또 시계가 좀 더 깔끔하게 보일 수 있도록 케이스 모서리 부분을 비스듬하게 깎아서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각이 생기고 둥근 선들이 직선화되어 남성적인 모습을 띠는 것이다. 문의 02-310-1737.

송덕순 객원기자 simpson@jo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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