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보트 30㎝ 흠집에 23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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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대 조정부와 국내 대표급 영화사인 ㈜시네마서비스가 경주용 보트 파손 문제를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시네마서비스 촬영팀은 지난달 2일 경기도 미사리 조정경기장 창고에 보관돼 있던 서울대 조정부의 경주용 보트에 30㎝가량의 흠집을 냈다.

10월 개봉 예정인 배우 설경구.송윤아 주연의 영화 '사랑을 놓치다'를 촬영하던 중 문제의 배를 옮기다 흠집을 낸 것이다.

서울대 조정부 선수들은 지난달 13일 배가 다른 팀의 창고에 놓여있고 파손까지 된 사실을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 영화사가 허락 없이 배를 운반하다 사고를 냈음을 확인했다.

영화사 제작담당자는 "창고에 배가 쌓여있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배를 옮기는 과정에서 흠집이 생긴 것 같다"며 수리비를 책임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서울대 측이 2300여만원의 수리비 견적서를 내놓자 영화사 측이 난색을 표했다.

문제의 배는 세계 정상급 조정용 보트 제조사인 독일 엠파커사의 제품으로 시가 4500만원짜리. 국내 조정용 보트 중 최고가로 꼽히며, 수리를 위해서는 독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게 서울대 측의 주장이다.

서울대 조정부 주장 김승원(24.치대 4년)씨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정용 보트의 특성상 표면의 아주 작은 흠집도 기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제조사에 수리를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8명이 팀을 이루는 '에이트'종목에 투입되는 이 보트는 2001년 서울대 조정부 출신 졸업생들이 기증한 것으로 이달 12일 해군사관학교장배 대회에 나가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서울대 조정부는 28일 "피해 배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국내 영화 배급.투자 순위 3위의 회사인 시네마서비스 측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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