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일본 중학교 급식에 한국요리 제공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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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재일동포 2세 신월순(59) 교수가 일본 학생들에게 한국 요리를 급식으로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 요리 전도사'로 잘 알려진 그는 요즘 일본의 중학교 영양사들에게 한국 요리법을 가르치느라 바쁘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도쿄 미나토구는 중학교 급식에 한국 요리를 포함시키고 한국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한국 요리가 맛있고 몸에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합니다. 음식으로 한국과 일본을 이어주는 것 같아 뿌듯해요."

그는 일본 최고의 요리전문학교인 핫토리영양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그동안 각종 방송 출연과 강연 등을 통해 한국 요리 전파에 앞장서왔다. 최근에는 NHK에도 출연했다. 학창 시절 한국인임을 숨기고 살았던 그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한 것은 20세 때. 민단 한국청년동맹이 주최한 요리교실에 우연히 참석하면서다. 그 뒤 그는 한국 요리와 노래, 한국어 배우기에 푹 빠졌다.

"격동의 시대였죠. 매일 민단과 조총련 사이에 정치 싸움이 일어났고요. 하지만 요리는 만국 공통어라 싸울 이유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는 27세 때 핫토리학교에 들어갔다. 졸업과 동시에 이 학교에서 조수로 일하다 5년 뒤 교수가 됐다. 재일동포에 대한 극심한 차별을 열정과 실력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그는 이 학교에 한국 요리 실습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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