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불화가 방혜자씨 귀국전 77년후 작품 40여점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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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재불여류 서양학가 방혜자씨(45)가 6년만에 일시 귀국, 작품전을 열고있다 (7일까지·현대화랑).
76년 현대화랑에서 가진 제7회 개인전을 끝으로 파리로 이주해간 그는 그간 한차례의 개인전과 14구전등 그룹전에 출품하며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왔다.
77년이후 최근에 이르는 40여점의 작품이 선을 보이고있는데 물결, 하늘, 땅의 결, 나뭇결등 자연을 소재로한 것은 여전하나 공간감과 함께 단순화되고 있으며 색감 또한 투명하게 밝아진 것이 두드러진 변화다.
미술평론이 오광수씨는 그의 작품을『그때나 지금이나 맑고 고요한 경신의 세계로 길 떠나는 구도자와 같은 겸허함을 보여준다』 면서『내밀한 정신의 뒤안길에서 찾아진 명경과같은 심상의 세계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 고 평하고 있다.
스케치보다는「자연의 신비한 나뭇결」 이라든가「물에 씻겨진 들」등 노트를 통해 자연에서 오는 감동을 내면의 언어로 응축시켜 다시 자신의 새로운 언어로 구축하는 것이 그의 작업과정.
그래서 그런지 「햇님 나들이」 「어둠을 뚫고」 등 작품명도 다분히 시적이다.
파리에서의 생활을 『하루종일 그림 그렸다』는 말로 대신한 그는 『나의 본래의 땅인 고향에 돌아와 제자리에 이렇게 설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면서 『평소 아껴주시던 친지·선후배들과 미술애호가 여러분께 그동안의 작업을 보일수 있게돼 무척 기쁘다』 고 소감을 피력.
그는『파리화단을 통해 우리작가들이 지나치게 외부를 향해서 눈을 돌리고 있음을 절감했다』 고 말하고 『이제 우리는 우리의 주체의식에 의해 새로운 것을 과감히 찾아나가면서 전통을 살리는데 힘써야할 것』 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고향에 오니 나무 하나도 새롭게 보인다』 는 그는 오는 24일 출국할 때까지 글씨도 익히고, 시골에 다니면서 땅 하늘에 파묻혀 지낼 생각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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