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40년사」발간, Y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제시|사회운동·젊은층 양성에 주력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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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2년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 Y 40년사를 회고하면서 저자는 결론으로 『한국 Y의 나아갈 길』을 이렇게 전망하고 있다.
『40년간 YWCA는 어떠한 풍파에도 굴함이 없이 걸음걸이를 멈추지 앉고 자라난 것을 자랑할 수 있다. 앞으로도 어떤 난관이 닥쳐와도 용감히 이를 뚫고 나아가 여성의 길잡이로 빛을 밝힐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지난날의 프로그램들을 검토하고 잘못된 것이나 실책이 있으면 이를 시정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고 서두를 끊어 대개 다음과 같은 비판과 방향제시를 했다.
아직도 많은 회원들이 Y의 목적을 모르는 이가 많다. 일반 사회인들에게도 YWCA가 어떤 목적을 가진 단체라는 것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것을 시정하기 위해 회원은 누구나 Y의 목적인 온세계 인류는 창조주이신 하나님 아래 한 형제가 된다는 것과 기독교정신을 생활에서 실천한다는 뜻을 잘 알고 이러한 단체의 회원이 된 것에 대해 긍지를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또 Y의 사회운동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이는 한국 여성들이 원래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이 적고 극히 소극적인 태도를 가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이제부터 Y가 프로그램의 내용을 새롭게 하여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지방에 따라서는 변화가 없어 자라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 지방 Y들은 좀더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채택하여 Y가 단체로서 자라남은 물론, 개개 회원들의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계속해 앞으로 Y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오늘날 사회의 급격한 변천은 개인생활·가정생활·사회생활 등 모든 면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다. 아직도 농촌 여성들은 여러 면에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그들을 이끌어 주고 생활의 참상을 도모해 주도록 해야 한다.
또 젊은이들의 진출이 요청되는 이때 Y는 젊은층의 문제점과 그들의 요구에 대해 연구해야 되겠다. 그리하여 그들이 건전한 국민으로 책임있게 모든 일에 응하도록 도와야한다.
그리고 국제기관인 Y는 우리 여성들에게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으며 어떤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도 세계의 일원임을 알게 해주고 세계평화 문제도 이제 모두가 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겠다.
끝으로 이렇게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가려면 지도자가 필요할 것이다. 과거에도 지도자 양성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해왔지만 앞으로는 과거보다 몇배의 힘을 들여 많은 지도자를 길러야 되겠다.
우리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리는 데는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을 예상한다. 그러나 믿음 위에 굳건히 서 있는 YWCA는 늘 푸르론 젊음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여성의 앞길을 비춰주는 빛이 될 것이다.
다같이 푯대를 향하여 달리자. 「푯대를 향하여 달리자」는 이해에 있었던 40회 전국대회 주제였다.
이해 12월에는 총무 L씨가 정치인 K씨와 결혼하기 위해 사임했다. 이때 임원들과 직원들은 모두들 의외의 선언에 말문이 막혔다. 그는 유능한 총무였기 때문에 모두들 오래 오래 Y를 위해 일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또 상대가 상처한 사람인데다 아직 이름없고 가난한 정치인이라니 도무지 탐탁지가 않았다.
임원 중에 제일 나이 많으신 이「마리아」씨는 어머니가 딸을 놓고 달래듯이 『이거봐, 아무리 봐도 그 자리는 우리 L총무가 시집갈만한 자리가 못되는 것 같은데 취소하면 어때?』하고 간곡히 권해보았으나 그의 대답은 『그럴순 없어요. 전 호강하려고 시집가는게 아닙니다. 그이는 저를 절대 필요로 하고 있어요. 꼭 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도와야겠어요』라고 대답하여 누구도 더 아무말을 못했다.
그는 훌륭한 아내로서 꾸준히 불운한 정치가 남편의 뒷바라지를 20년동안 해왔다. Y의 일은 아직도 무급지도자로서 정성을 다 한다. 그는 정직하고 성실한 일꾼이었고, 또 그가 말했듯이 『나를 필요로 하니까 가야겠어요』한 말도 거짓없는 진실이었다는 것을 우린 새삼 느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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