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프로복서, 동양챔프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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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이겨 아내에게 챔피언 벨트를 안겨주겠습니다."

우리나라 최고령 프로복싱 챔피언 이경훈(41.강원도 춘천시 효자동)씨가 동양챔피언에 도전한다. 이씨는 18일 오후 일본 오사카 주오(中央)체육관에서 일본의 아라키 요시히로(31)와 동양태평양복싱협회(OBPF) 미들급 챔피언 잠정 결정전을 벌인다.

이 경기는 조총련계 복서 홍창수(30.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와 세계복싱평의회(WBC) 수퍼플라이급 챔피언 가와시마 가쓰시게(30)의 경기에 앞서 열린다.

1월 26일 최고령으로 한국 챔프(동양랭킹 2위)가 된 이씨는 통산 6전5승1패(4KO승)의 아웃복서이고 상대인 아라키는 일본 미들급 챔피언(동양랭킹 1위)으로 통산 19전17승2패의 기교파 복서.

"아라키는 스트레이트가 좋은 아웃복서"라고 평한 이씨는 "초반부터 적극 밀어붙여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KO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39살에 다시 글러브를 낄 때 이씨의 목표는 동양 챔피언이었다. 컴퓨터 부품을 판매했지만 경영실적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게 되자 취미였던 권투로 직업을 바꿨다. 재산을 정리해 체육관을 직접 운영하는 한편 운동을 재개한 것이다.

군 복무(1983년) 당시 부대 대항 체육대회를 위해 글러브를 처음 끼어 본 이씨는 제대할 때까지 11전10승(10KO 1패)로 부대 내에는 거의 상대가 없었다. 87년 3월에는 신인왕전에 출전, 3전2승 1패로 준우승도 차지했다. 이때 권투계에서 본격적인 선수활동을 권유했지만 뿌리쳤다.

한편 이 경기는 현재의 동양챔피언이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를 할 수 없게 돼 랭킹 1.2위간 잠정 챔피언을 정하는 것이다.

잠정 챔피언이 결정된 뒤 현 챔피언이 경기를 원하면 그때 다시 경기를 해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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