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물로 유명하고 물량 확보가 쉬운 호박으로 사업 아이템을 골랐다. 그는 뭍 사람들에게 호박빵 맛을 알리기위해 경상도 일대의 주요 재래시장에 진을 치고 시식행사를 했다.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이 정도면 황남빵과 경쟁할만 하다"는 평을 듣고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장사가 잘 안됐다. 여름 철 성수기때 여행객들 상대로 반짝 판매하는 것 말고는 뾰쪽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차츰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부산.대구역사 매점 등에서도 팔린다.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총매출액(1억5천만원)을 웃도는 2억원어치를 팔아 경영사정도 한결 좋아졌다.
조 사장은 울릉군 토박이다. 1884년 고종이 울릉도 개척령을 공포, 50여 가구를 이주시킬 당시 이곳에 들어 온 개척민의 후예다. 군 복무 때 말곤 한번도 섬을 떠나본 적이 없다. 사동리 1만여평 땅에서 농사를 지어 온 그는 5년 전 창업을 구상했다. 친척을 포함한 주변 젊은이들이 하나 둘 뭍으로 떠나는 걸 보면서 이들을 붙잡을 방도를 찾은 것이다.
조사장은 "젊은이들 탓만 할 게 아니다. 일자리가 없는데 누가 남아 있겠느냐"며 식품업체 설립을 구체화 했다. 이미 몇 업체가 경쟁하고 있는 엿장사보다는 젤리 등 다른 응용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집 한켠에 기계를 놓고 동네 아주머니 일손을 빌렸다. 회사가 자리를 잡는대로 섬안에 있는 젊은이 몇몇을 판촉요원 등으로 기용할 방침이다.
조 사장은 "정확히 10년 후면 호박빵이 전국브랜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때 3만명에 이르던 울릉군 주민 수는 현재 9천여명으로 확 줄었다. 오징어 잡이조차 현대화.기계화 되면서 뱃 일감마저 줄어든 탓이다.
울릉도=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