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공화국의 첫정기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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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5공화국수립이후 첫번째 정기국회가 21일 개회되었다. 각정당들의 다짐대로 새로 구성된 국회가 생산적인 운영을 합으로써 「새로운 의정상」을 정립해 나갈 것인지 국민들의 날카로운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번정기국회는 총규모 9조5천9백56억윈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다루게된다.
해마다 9월에 열리는 정기국회는 지난해의 결산과 새해의 예산을 다루는 것이 그 최대의 책무지만, 이번의경우 새공화국의 기틀과도 관련되는각종안건을 처리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도. 띠고 있어 국민들의 기대나관심은 각별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다루어야할 의안은 어림잡아 1백80여개에 이른다. 정부가 제출한 것만해도 1백60여건에 달하고 있으며 민한당과 국민당에서도 2O여개의 안건을 낼것같다 이 가운데는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세법개정안과 교육세신 절문제를 비롯해
서 공직자윤리법·국회법개정안등 주요안건이 포함되어있다.
정기국회는 예산안및 이에 부수되는 관계세법의 개정안, 예산의 집행에 따른 각종법령의 처리만으로도 으례 붐비게 마련이다. 더우기 과거의우리 의정풍토는 임시국회를 자주 열지않아 예산과 직접 관련이 없는 안건들까지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타성처럼 굳어져 정기국회의 의안폭주를 한결 심화시켜왔다.
정기국회의 회기는 9O일로 되어있지만 이처럼 많은 안건을 밀도있게 다루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할수는없을 것이다.
지난날의 경우를 보면 회기초에 국민생활과 동떨어진 문제들을 놓고 부질없은 입씨름을 벌이다 막바지에 가서야 의안들을 무더기로 처리하는것이 거의 타성이 되다시피했다.
이런 무더기 처리과정에서「날치기」「변칙통과」니하는 정상적인 의회정치의 발전을 저해하는 현상들이 생겼으며, 이해집단간의 합의나 절충이 까다로운 문제일수록 날치기·무더기 처리되기 일쑤여서 의회정치가 국민의 불신을 받은 요인이 되어왔다.「새로운 의정상」 이란 바로 국회의 이런 부정적인 요소를 척결하는데서 출발해야될 것이다.
집권당인 민정당은 새국회상 정립을 위해「민주적·능율적·생산적」인국회운영을 그 지표로 제시하고 있는반면, 민한·국민당에서는 민의수흠의 활성화를 위한 국회법개정안을 쟁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한다.
민의를 제대로 대변하고 반영하려면 상임위의 예산심의권부활, 의원발언시간의 연장, 국회의 상오개회등이 관절되어야 한다는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어느 쪽이건 새국회의 좌표를 나름대로의 입장에서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능율적이고 생산적인 국회운영을바라지않을 사람은 없다. 그러나 지난날의 유신국회때처럼 능율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의안의 변칙처리등 졸속으로 그치고만 우가 결고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물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그러한 변칙적인 의안처리가 되풀이되는 일은없으리라 믿는다. 민정당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의 의사를 수렴하겠다』 고 거듭 다짐하고있다.
집권당에서 대화와 토론을 다짐하고있는 것은 과거의 파항적 의회운영의폐단을 되풀이 않겠다는 함축으로받아들이고 싶다.
무리를 하지않고 정당한 절차를 중친할 때 의안의 깊이있는 심의가 가능할 것이며, 그런 가운데서 의회운영의 정상화는 물론 「새의정상」 도 차츰 뿌리를 내릴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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