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사촌동생 등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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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경은 19일 한국노년복지 자조회(회장 현재섭·58)가 전두환 대통령의 근친이 관여하고 있는 단체인 것처럼 과시, 서울 우이동에 있는 8만여평의 그린벨트를 해제해「세계 속의 노인의 낙원」을 건설한다고 속여 4천7백만원을 사취한 사실을 밝혀내고 회장 현씨와 부회장 전상근씨(54·전과1범)총무위원장 안경태씨(49·전과4범)등 3명과 한국양곡가공협회 전무이사 전상봉씨(49·전과7범)등 4명을 사기·범죄단체구성 및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관련기사6면>
경찰은 또 이 사건과 관련, 전두환 대통령의 사촌동생 전우환씨(48·한국양곡가공협회회장)도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단체인 것처럼 과시, ▲사기목적으로 범죄단체를 조직했으며 ▲노인복지사업을 빙자, 부동산을 사취했고 ▲금품을 받고 이권청탁을 일삼았으며 ▲불법배후 세력을 형성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부가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고있는 이때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등의 불가능한 일을 실현할 수 없다고 밝히고 대통령 근친의 청탁이라 하더라도 이 같은 사건에 속지 않도록 당부했다.
구속된 사람들의 혐의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재섭>
사기 등 전파2범. 부회장 전상근씨와 함께 지난해 12월초 서울 예장동8의33 한양스튜디오빌딩 401호에「한국노년복지 자조회」라는 사무실을 차린 뒤 대통령의 사촌동생 전우환씨가 관여하는 단체인 것처럼 해서 서울 우이동에 있는 김근창씨(서울스카라극장 주인)소유 임야 8만6천8백42평 중 20%인 1만7천3백68평을 무상 기증하면 나머지 6만9쳔여평을 그린벨트로 묶여있는 것을 해제시킨 뒤 매입하겠다고 속여 김씨로부터 1만7천3백68평을 무상제공 받았다.
현씨는 이곳에 대규모 노인아파트와 복지시설을 건립한다고 허위선전, 의료원운영권을 주겠다거나 복지자조회 간부를 시켜주겠다는 등의 명목으로 최모씨(서울봉천동거주)등 4명으로부터 4천7백만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것이다.
현씨는 또 서울 공릉동에 있는 윤비의 증조모 임순정씨 소유 1백33만평을 복지자조회에 기증하면 매월 2백만원의 생활비를 주겠다고 속여 임씨의 토지를 이전수속 중이었다.
현씨는 이밖에 대전 중심가, 부산시내의 토지 등을 기증하도록 종용하고 있었으며 충남 서천군화양면에 있는 하천부지 40만평을 임대해 개간하기로 하고 이를 추진 중 검거됐다.

<전우환>
지난달 전상봉씨를 통해 현씨를 소개받고 66만여원 어치의 집기와 술등을 대접받은 뒤 지난달 24일 현씨 등 3명과 함께 보건사회부장관실을 방문, 복지자조회를 등록 받아 인가해달라고 청탁했다.
전씨는 이밖에 현씨 등과 함께 관계장관과 사회지도급인사들을 방문, 복지자조회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휘호 등을 청탁했으며 이들을 복지자조회의 고문 또는 자문위원에 추대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했다.
모두 1백30명의 사회각계 저명인사가 추대의뢰를 받고 그중 69명이 응낙했다.
응낙한 사람중 사회지도급인사 이모씨는 휘호를 써줬으며 과거 장관을 지낸 안모씨는 상임고문으로 취임했다.

<안경태>
지난 5월부터 한국노인복지자조회 총무위원장으로 행세한 안씨는 전·현직 정부고위층과 정치지도자 등의 휘호를 받아온다고 속여 회장 현씨로부터 6차례에 걸쳐 2백90만원을 편취.

<전상봉>
자문위원 전씨는 지난달 24일 현씨와 함께 보사부장관을 방문, 한국노인복지자조회를 사단법인체로 등록인가 해 달라고 청탁했으며 지난 6월9일에는 자조회 총무위원장 안씨로부터 정부고위층의 휘호를 받아주겠다고 속여 74만여원 어치의 커튼 시설을 받은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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