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진 장사만 한 우리 나라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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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 우리 나라 기업(제조업)들은 평균적으로 따져 모두 밑진 장사를 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21일 한국은행이 1천4백37개 제조업체를 대장으로 조사한「80년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79년에는 매출액의 2.7%의 이익을 냈던 것이 지난해에는 오히려 0.2%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기업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 아니라 적자기업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또 매출액면에서도 가격을 올린 덕분에 겉으로는 37.2%가 늘어났으나 실제 팔린 물건의 물종량은 0.1%밖에 늘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와 건축 경기의 심한 불황으로 금속·기계 업종과 목재·가구 회사 등은 전년보다도 20%이상이나 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불황은 수출업체보다 내수업체일수록,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심각했다.
재무구조면에서는 빚은 늘고 내부 이자유보는 줄어 자기 자본 비율이 21%에서 17%로 현저히 줄었고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상태를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1백2.2%에서 98.9%로 떨어져 재무구조가 매우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돈 쓰임새를 봐도 자금난과 투자심리의 위축으로 기계실비 등 고정자산에 투자한 돈은 53.4%에서 37.5%로 격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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