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종업원의 덕 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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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마약단속반을 가장, 일류호텔에 투숙중인 외국인을 털어 온 강도가 15일 호텔종업원에 의해 붙들리자 몹시 당황하는 기색.
이는 지난 13일 밤 서울 플라자호텔에 투숙한 미국인 「휘틀리」씨가 강도에게 갖고있던 달러와 한화 7만원 중 한화를 몽땅 털렸다고 신고하자 남대문서가 한화만 털어 갔다는 것이 이상하다며 「휘틀리」씨를 의심, 이 같은 사실을 사건발생 13시간 뒤에야 시경에 보고하면서 『피해 품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
시경 강력계 형사들은 남대문서의 강도사건 발생보고 지연으로 뜬구름 잡는 식으로 범인을 찾아 헤매던 끝에 2일 뒤인 15일 다른 호텔에서 또다시 강도질을 하던 범인 검거소식을 듣고 『호텔종업원이 잡아주지 앉았더라면 범인을 영영 못 잡을 뻔했다』며 일선서의 경솔함을 힐난.
남대문서장 김태중 총경은 이에 대해 『잡고 보니 그렇게 됐다』며 『달러는 마다하고 한화만 털어 간 도둑의 심보를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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