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과학교육 푸대접 시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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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나라는 4월을 「과학의 달」로 정하고 해마다 4월이면 여러 가지 과학에 관한 행사를 하며 과학육성을 위한 국민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생활의 과학화 운동까지 행했던 때도 있었다. 문교부는 수년 전부터 대학에 기초과학육성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과 지원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볼 때 기초과학육성의 문제점을 고교교육과정과 그 집행 면에서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나라는 8·15해방 후 3차에 걸친 각급 학교 교육과정을 개정했으며 금년 안에 다시 4차 개정이 있으리라 한다.
1974∼1977년에 개정된(문교부령 제360호와 재404호)고교교육과정을 보면 교과활동 전체 이수시간 수에 대한 과학교과의 이수시간수의 비율은 감소한 반면 사회교과의 이수시간수의 비율은 증가되어 있다.
한편 고교에서 과학교과목수는 과거부터 그 수에 변함없이 4개 과목(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인데 비해서 사회교과목수는 5개 과목(일반사회·도덕·국사·세계사·지리)에서 7개 과목(국민윤리·국사·정치경제·세계사·국토지리·인문지리·사회문학)으로 불어났고 그중 국민윤리와 국사는 사회교과에서 각각 분리시켜 독립교과로 하였으며 한편 정치경제는 1977년2월28일 문교부령 제404호로 인문계·자연계·직업계 공히 필수과목화 됐으니 실로 사회교과분야에 역점을 둔 현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과학교과분야는 그 비중이 낮아진 결과가 되었다. 이런 실정에서는 실험시설이 갖추어졌다 할지라도 과학교과목의 시간 수 부족으로 합리적인 실험교육을 할 수 없을 뿐더러 고교생의 과학교과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는 한 원인이 되고있다.
우리 나라는 1969학년도부터 80년11월에 시행한 1981학년도까지 13년 동안 대학입학 예비고사를 실시해왔다. 특히 작년의 예비고사점수는 대입선발에서 그 비중이 실로 컸었다.
우리 나라 고교교육은 마치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인양 실행해왔다. 작년의 교육제도개혁으로 정상화에 힘쓰고는 있으나 현 대입예비고사제도는 물론 교육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개선책이 따르지 않는 한 현행 교육제도로부터 성공적인 수행이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 중 80학년도 및 81학년도 시행 대입 에비고사 과목별 배점과 인문계의 과학과목 선택 수를 볼 때 현 교육과정에 규정된 교과단위배당기준에 위배되었으며 그리고 인문계는 과학과목선택에 있어서 2개 과목이 되도록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1개 과목으로 하였으니 과학교육육성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와 같은 점을 수차여 걸쳐 문교당국에 건의와 품의(1979년에 1회, 1980년에 2회) 한바 있거니와 금년에 있을 82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때부터는 시정이 있기를 기대한다. 한편 고교교육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교과활동 단위배당 기준에 따라야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70년대에 각 대학교에서 실험대학을 실시, 대학의 저학년에서 일반공통과목과 과정별 교양과목의 배점이 대부분이며, 대학원교육을 중심으로 전문화되고 있다. 특히 인문계 고교는 실업계와는 달리 대학교육과는 밀접한 연계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고교 교육과정 개편에는 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도록 고려해야한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기초과학 육성의 문제점을 간추려보면 ①고교교육과정에서 타 학과에 비해 과학교과의 단위배당기준의 저조화 ②대입예비고사에 있어서 과학교육과목의 배점과 선택수의 저하 ③대학교육과점과 인문계고교교육과점과의 연계성의 불합리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런 점의 개선이 교육과정과 그 집행면에 선행되도록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남광주시동명동73의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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