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흡연 연령|도시보다 훨씬 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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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농촌 주민을 상대로 흡연실태와 흡연에 따른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연구결과가 처용으로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전북대 의대 강복수 교수「팀」은 경북 경산군 11개 이·동주민 중 30세 이상인 1천8백35명을 상대로 연령별·성별·흡연시작 연령·호흡기 질환·혈압 등을 조사 분석, 농촌 금연 운동의 기초자료로 제시하고 있다. 78년 전매청이 조사한 도시의 흡연실태와 비교하면서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조사결과 대상자의 86%인 1천5백78명의 직업이 농업이었는데 흡연율은 남자가 84·9%,여자가 30·7%였다(전체 흡연율 52·2%).
남자의 경우는 도시(서울)에서의 남자 흡연율 88·59%와 큰 차이는 없으나 여성 흡연율은 약간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78년 서울의 여성 흡연율이 11·4%이고 전국이 13%(일본은 16%) 였지만 표본의 문제·응답자의 성의 등을 고려할 때 농촌의 여성 흡연율이 도시보다 2배 이상 높다고는 보기 힘들다.
연령별로는 남자가60∼64세(55·5%)·여자가 65∼69(55·8%)에서 가장 높아 흡연 기간이 길수록 담배를 끊기 힘들며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도 낮음을 알 수 있다.
흡연시작 연령은 남자에서 19세 이전이 66·4%였는데 10세 전에 16·6%가 흡연 경험이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여성은 16·9%가 19세 이전에 흡연 경험이 있었다.
이것은 남녀 모두 농촌의 흡연 연령이 도시보다 상당히 빠른 것을 보여 준다.
도시는 남성의 경우가 19세 이전이 21·2%이고 20∼24세가 58·5%이며, 여성은 19세 이전에서 5·0%지만 최근 도시 젊은 여성들 사이에 흡연율이 급증하고 있어 이 차는 크게 좁혀졌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흡연시작 연령은 현재 40대 이전이 그 이상 연령보다 빠르게 나타나 흡연 개시 연령이 점차 발라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조사 대상자들이 진술하는 신체이상 유무에서는 비흡연자의 31·2%가「이상 없다」고 말하는데 반해 흡연자는 24·9%였으며, 여성의 경우는 각각 20·8%와 11·5%였다.
이 수치는 흡연자보다 비흡연자에 현저한 이장증세가 있음을 말해 준다.
증상별로 남녀 모두 흡연자가 객담·기침 등 호흡기 질환이 3배정도 높았으며 남자 흡연자에서 상복부 통증과 신경통을 호소하는 율이 높았다.
특히 흡연자가 소화성 궤양·고혈압증·만성간장질환 등 질병 보유율이 현저히 높게 나타났다.
고혈압 발생빈도는 여자에서 비흡연자 6·4%에 비해 흡연자가 11·8%로 2배 정도나 높았다. 조사 결과 우리 나라의 흡연율은 외국에 비해 10%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지속적인 금연 운동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미국의 흡연율이 30%내외이며「프랑스」는 76년 정부가 솔선해서 전 국민에게 흡연의 위험을 일깨워 44%에서 40%로 낮추었다.
반면 우리의 경우는 지난해 소비가 7백억 개비로 5·3%가 증가했으며 이는 79년 증가율 3·8%보다 오히려 늘어나 말뿐인「금연의 해」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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