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안보의 철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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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건군 32돌-.
15개 연대 5만의 병력에 구구식 소총과 M1으로 무장했던 육군, 기껏 3백t급 함정으로 출발했던 해군, 1천6백 명의 병력과 20대의 연락기로 시작한 공군이 32년의 연륜과 함께 각각 어떻게 변모했는가.
6·25에서 시련을 겪고 월남에서 상승의 신화를 남겼으며 간교한 북한 공산집단의 온갖 도발을 진압·응징해오면서 오늘의 국군은 조국안보의 철벽과도 같은 필승의 군으로 자랐다.
이 굳건한 철벽이 있음으로 하여 민족의 생존·번영이 보장되고·자유, 세계의 일원으로서 국제사회도 활보하는 게 아닌가.
특히 「10·26사태」후 지난1년간을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 깊은 감회를 갖게된다.
때마침 공고된 제5공화국 헌법 안이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조항을 신설한데서도 느껴지지만, 이 헌법 안의 공고로 표징 되는 지난1년의 세월은 군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10·26사태로 빚어진 일연의 시련을 맞아 군은 조국을 지키는 본연의 임무와 함께 계엄군으로서 사회안정의 보루도 되어왔고 한걸음 나아가 사회개혁과 새 시대를 전개하는 원동력이 되어왔음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와 같은 군의 임무수행과 역량발휘에 힘입어 어려웠던 과도기도 이제 거의 극복되고 사회는 안정을 되찾았으며 그 기반 위에 새 역사의 장을 열려는 거창한 역사가 바야흐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같은 국군의 업적은 6·25의 전화에서 나라를 지키고 월남의 전장에서 조국의 위엄을 떨친 국군의 영광에 또한「페이지」를 추가하는 것이다.
곧 개막될 제5공화국 역시 국군의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적인 봉사를 요구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1년의 체험이 있음으로 해서 군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으며 국군 역시 여기에 부응하도록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새 헌법 안이 새삼 국군의 신성한 의무와 사명을 명문으로 선언한 소이도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도 군은 공산봉건체제의 김일성 일당의 호전적 군사력으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지킬 수 있는 역량강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 지난 1년처럼 군이 후방의 안정임무까지 담당치 않으면 안되었던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없도록 정치인을 위시한 각계각층이 다짐하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더우기 오늘의 국제정세나 인류가 처한 삶의 조건을 생각하면 1차 적인 생존전제가 된다할 안보, 즉 군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민족 대 민족, 국가 대 국가의 생존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인류의 무한한 수요에 비하여 필수적 자원은 너무나 한정돼 있다. 그런 중에 평화유지의 국제질서는 날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로서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호전적인 집단을 상대로 하고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자기를 지킬 역량의 확보 보다 더 중요한 과제란 있을 수 없다.
80년대 들어 첫 국군의 날을 맞아 과도기에 수행한 군의 역할을 되새기고 80년대에 맞을 생존의 조건을 생각하면 「민주복지국가」의 보위를 위해서도 국민은 군을 믿고 새로운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전기연마, 전술개념의 토착화, 사기의 앙양 등이 필요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장비현대화·방위산업의 육성 등을 위한 거국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전력강화를 위한 이런 노력이 앞으로 더 강화될 것으로 믿으면서 새 헌법 안이 명시한대로 군이 신성한 의무와 사명에 더욱 전념해주길 기대하고 아울러 전후방 장병의 노고를 치하코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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