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접촉 결렬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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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판문점=이창성·전육기자】남북총리회담의 절차준비를 위한 제10차 남북한 실무대표 접촉이 2O일 상오 10시 판문점 내 북쪽지역인 판문각에서 열렸으나 북한측이 최근의 한국내 문제를 트집잡아 10차 접촉 자체를 연기하자고 주장, 남북총리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은 결렬의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접촉에선 의제 토의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입씨름만 되풀이하다가 1시간30분만에 끝났다. 다음 11차 접촉은 오는 9월26일 상오l0시 우리 측 경비구역인「자유의 집」에서 열린다.
북한의 임춘길은 『남한에는 우리를 반대하는 반공소동이 현재 극화되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남북대표가 만난 것은 실무접촉이 아니다』고 말하고 자신들은 10차 접촉을 연기시키기 위해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 측 이동복 대표는『귀 측의 일방적 발언은 인정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이 같은 북측 태도는 대화 당사자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오늘 접촉은 예정대로 계속되어야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양측대표들이 환담하는 가운데 김영주 수석대표는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키 위해 남북적십자 회담을 조속히 재개하는데 북한측이 긍정적으로 호응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수석대표는 이산가족문제는 인도적 견지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므로 총리회담 건에라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십자회담을 즉시 재개, 추석 전에 상호간에 성묘 단을 교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 임춘길대표는 총리회담이 이루어지면 이산가족문제도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면서 실무접촉은 총리회담을 준비키 위해 있느니 만큼 실무대표들은 그 본분을 지키면 될 것이라고 남북적십자회담을 통한 이산가족문제협의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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