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부족한 이란 밀수성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이 오는17일을 시한으로 대「이란」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의 경제봉쇄 속에서「이란」은 생필품부족에 직면, 암거래와 밀수로 겨우 일용품을 얻어 쓰는 형편이다.
이 같은 검은 거래는 정부묵인 하에 성행, 「아랍」토후국의「두바이」는 지금 밀수의「붐·타운」이 돼있다.
「테헤란」의 정육점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기를 사려는 주부들이 긴 행렬을 이룬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나 실제로 고기를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운이 좋은 편이다.
「이란」국민들은 채소와 빵 및 염소젖으로 만든「치즈」등이 겸들인 간소한 식사를 하기 위해 1년 이전 만해도 2∼3「센트」만 지불하면 됐는데 이제는 50「센트」정도를 줘야된다.
「테헤란」의 양지바른 거리에는 암시장이 공공연히 개설돼 성황을 이루고 있다.
미제담배가 갑당 약2「달러」정도로 자유롭게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행상인들은 물건을 팔기 위해 차량이 붐비는 도심에 마구잡이로 뛰어들어 교통혼잡을 부채질하고있다.
물자부족사태는 외래품을 포함한 생필품 외에「이란」이 그 국부를 자랑하는 유류도 마찬가지다. 한 시민은『우리들은 발 밑에서 치솟는 무진장한 석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에 집안을 따뜻하게 할 석유조차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여성용화장품이나「샴푸」등도 고급사치품과 마찬가지로 정상 가격으로는 구입하기 어려우며 채소·호도 등 국산 농산품도 공급부족상태를 빚어 값이 4∼5배 이상 뛰어오르고 있다.
지난2월 한달 동안「두바이」를 통해「이란」에 밀수된 액수는 2천7백만「달러」(l백62억원). 이 액수는 79년의 월평균1천9백80만「달러」비교하면 50%나 늘어난 것이다.
미·「이란」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은 지난3월에는 이 밀수도 2배나 뛰어 5천5백만「달러」(3백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규모 밀수는「두바이」가 79년 한해동안 수출한 총액수 13억「달러」(7천2백억원)에 비하면 대「이란」밀수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이란」으로 수출될 상품은 대형화물선에 실려「두바이」에 일단 내려진다.
이들 상품은「두바이」주변에 흩어져 정박하고있는 각종 소형선박으로 옮겨지면 그 중에는 정식무역허가를 받은 배거나 밀수선이거나 꼭 같이「이란」으로 뱃길을 잡는다.
이들 상품은 서구국가들은 물론 일본·인도·「파키스탄」등「아시아」국가, 그리고「체코슬로바키아」등 동구국가로부터 온 것으로 그중 상당수는 쌀등 미국상품도 끼어있다.
합법적으로 무역을 수행하는 배들은「두바이」에서「호르무즈」해협의 세찬 물길을 타고 「반다르·아바스」항이나「이란」남부「발루치스탄」지방으로 왕복한다.
그러나 밀수선들은「이란」의「페르시아」만 연안 어느 해안이든지「이란」내 밀수꾼들과 약속된 장소로 가서 짐을 내린다.
전통적 범선인「다우」선들은 길이가 60m정도로 속력을 10「노트」에서 17「노트」까지 낼 수 있다. 물론 이들「다우」선들은 나침반 하나만 갖고 그 거센 물결을 헤쳐나간다.
밀수업자들은 미국이「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거나「이란」이 거꾸로「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경우에도 이미 호황의 밀수를 계속하기 위해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즉 이들 밀수업자들은「오만」의「머스캣」항에서 외국에서 오는 상품을 하역한 뒤 화물자동차로「두바이」까지 운반해서 밀수용 상품을 조달한다는 육송방법을 마련해놓고 있다.【외신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