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왜 미국이 휩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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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시카고」대 「디어도 W·슬츠」박사가 금년도「노벨」경제학상을 받음으로써 미국은「노벨」경제학부문의 대량생산국림을 과시했다.
경제학이 69년「노벨」상대상에 든 이래 세계적으로 17명의 수상자가 나왔으며 이가운데 미국인만 무려 8명.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이같이「노벨」상의 영광을 독점하는까닭은 무엇일까. 이 의문을 전 미대통령 경제자문위의장이며 현「미시간」대 경제학교수인「가드너·애클리」박사로부터 풀어 본다. 【편집자주】
미국의 겅제학이 뛰어난 것은 그 연구방법과 여건 때문이다.
우선 다른 어느나라보다 전문화되어있고 계량적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에 고등수학을 처음 도입한것은 19세기「프랑스」의「오귀스탱·쿠르노」「레옹·왈라스」, 그리그 영국의「프괜시스·Y· 에지워드」같은「유럽」학자들이었다.
그러나 근년들어 수리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의 발전은 미국인들에 의해 주도돼 왔으며 이같은 방법은 이론과 응용연구에 계속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일류대학에서는 경제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수리와 계량에 의한 분석 능력을 갖출것을 요구하고 있다.
25년전만 해도 이러한 능력을 갖춘 교수는 손꼽을 정도였으며 지금도「유럽」의 탁월한 경제학자들에게서도 보기 힘든 일이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의 적용범위를 크게 넓혀왔다. 그들의 관심은 가격·생산·시장·소비·소득분배·국제무역·금융 뿐만아니라 정부통제와 노동시장의 제도적 측면까지 망라한다.
미국의 계량경제학은 나아가 재정·도시및 환경문제·보건·교육·결혼 및 가족문제라든가 투표와 선거·조직의 본질·역사해석·민사분쟁과 형사문제·정보등 경제외적부문에까지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사실상 미국의 모든 사회과학에 군림하고 있다. 경치학·사회학·역사학· 지리학은 물론 심지어는 천학·법률학교수들마저 경제학의 방법을 익히고 있으며 학생들에게도 훈련시키는 실정이다.
미국경제학이 이렇게 전문화되고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는 것은「애덤·스미드」의 이른바 「시장의 규모」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학인구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다
그들은 대학에서나 연구소에서, 또 전문지나「세미나」를 통해 서로 비판·평가하며 연구논문등을 교환하는등 상호자극을 받는 분위기에서 살고있다.
오늘날엔 경제학의 시장도 이제 한 국가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화했기때문에 미국경제학이라고 해서 유독 유리할 리는 없게됐다.
그러나 다른 학문에서와 마찬가지로 「유럽」의 경제학자들이 아직도 전통적인 「귀족주의」와 자기학파 번식에시 벗어나지못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개방적이며 경쟁적이라는 점에서 경제학부문의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경제학은 풍부한 연구비 지원과 함께 성공적인 연구에는 응당한 명예와 댓가가 따른다는 보다 큰 「인센티브」가 있어 다음세대에도 「노벨」경제학상은 미국이 압도할 것 같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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