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 양이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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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페르피냥=주섭일 특파원「프랑스」에 있는 한유경 양(7)은 아버지와 떨어져 사실상 인질이 된지 70일 만인 3일 하오 지중 해안도시 「페르피냥」 공항 대합실에서 아버지(한영길씨·무역진홍공사직원)와 극적으로 만났다.
관광객으로 번잡한 대합실에서 유경 양은 「프랑스」인 「자케」 씨와 함께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파 속에서 한씨가 달려가 이름을 부르자 유경 양은 「아빠」라고 목메어 부르며 품에 안겼다.
한씨가 『그 동안 잘 있었니? 지금까지 뭘 하고 지냈니?』라고 묻자 울먹이던 유경 양은 「자케」씨 부부가 해수욕장에 데려다 주기도 했고 재미있게 지냈다고 말했다. 「자케」 씨는 평소 잘 아는 「파리」의 여변호사 「페로」씨로부터 부탁 받아 한동안 유경 양을 맡기로 했었으며 특히 부인 「아니크·자케」 여사가 유치원원장이기 때문에 아무런 조건 없이 유경 양을 맡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씨가 딸을 찾지 않을 경우에는 양녀로 삼을 생각이었다고도 했다.
자기마을 극장의 연극배우가 직업인 「자케」씨는 유경 양을 맡을 때 「페로」변호사에게서 한씨의 편지도 함께 받았다고 말하고 그 편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한씨는 편지를 써준 일은 없고 다만 이유진 부부의 부탁으로 백지에 「사인」만을 해준 일이 있다고 말했다.
편지내용은 『72년6월 서울 생 한유경 양을 「아니크·자케」 여사에게 임시로 맡긴다. 나는 「자케」여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양해한다』는 것이었고 6월6일자 한씨의 「사인」이 있었다. 「자케」씨는 유경 양은 지난 6월3일 한국계 「프랑스」인 여변호사 「장·베노아」 씨가 열차 편으로 직접 데려왔다고 말했다.
한씨 부녀는 「파리」에서 2∼3일 쉬고 7일쯤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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