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시대의 기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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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율산」은 차금경영에 의해 불꽃같이 일어났다가 물거품같이 사라지는 포말회사의 전형적「케이스」라 할 수있다.
율산의 창립자이며 전사장인 신선호씨는 20대의 약관에 「오퍼」상으로 몸을 일으켜 불과 4∼5년만에 재계의 열에 올라섰다.
신씨는 중동에「시멘트」등 건재를 수출해 재미를 봤고 무역금융의 「메커니즘」을 통해 사업을 급속히 늘려나갔다. 남의 돈으로 작년 한햇동안에도 한국도시「가스」등 4개기업을 인수했고 율산「알미늄」의 증설까지 끝냈다. 이러한 급속한 기업팽창 과정에서 율산은 너무 무리한 욕심을 냈고, 이것이 대금운용에 차질을 빚었다. 마침 작년의 「시멘트」수출금지, 또 긴축강화등이 율산의 목줄을 졸라 율산「그룹」의 은행감리와 신선호씨의 구속으로 연결된 것이다.
정부는 율산이 도산될 경우 대내외적으로 미칠영향을 고려, 기업만은 살린다는 방침아래 4개시은에서 공동감리를 하그있으나, 워낙 은행빚이 담보를 초과하고 또 대출금중에도 유용된분이 많아 율산의 정상경영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다.
따라서 율산에 이토록 부실대출이 나간 경위, 은행이 입은 손실, 율산이 벌여놓은 사업들의 뒷수습등 숱한 숙제들이 남아있다.
율산의 현 은행대출잔고는▲일반대출 5백억원▲지불보증4백억윈▲「네고」대전 3백50억원▲수출지원금융 2백억원▲현지금융 1백억원등 모두 1천5벡억원정도로 알려졌다. 또 사가도 20억원정도 된다고한다.
자산은 현재 실사중인데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어서 평가가 어렵고 환금성이 없어 당분간은 율산도산의 부담을 은항이 떠안아야 할 형편이다.
신선호씨는 당초 맨손이었으니 두손을 다 털어도 홀가분할 것이고 은행·정부가 더 골치아플 것이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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