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쓴 『말로의 사생활』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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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로뉴」 숲의 「마로니에」』-행동주의 문학의 작가 「앙드레·말로」 생전의 사생활이 조카 「알랭·말로」에 의해 출판되었다. 「말로」는 「클라라」와의 첫 결혼에서 딸「플로랑스」를 얻었고 두번째 여자인 「조세트·크로티」에서 두 아들「고티에」와 「벵상」을 낳았으나 61년 교통 사고로 모두 잃었다. 「조세트」와 헤어진 그는 「나치」 수용소에서 처형된 의붓동생 「로랑」의 미망인 「마들렌·리우」와 재혼, 전부의 아들 「알랭」을 친자식같이 길렀다.
이 책은 조카 아닌 『아들이 쓴』 또 하나의 「말로」를 발견하게 한다. 「알랙」은 「말로」를 「앙드레·파파」라고 불렀다. 『너의 아버지는 대 천재였다. 너의 진짜 아버지는 수용소에서 행방 불명 됐다.
아마도 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알랙」의 뿌리를 다정하게 상기시켜주곤 했다는 「말로」는 어머니가 학교 성적이 나빠 불안해하면 『매를 때려라, 그러면 평화가 오리라』고한 엄격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부로뉴』주 속의 이 집에서 「말로」는 20년을 살았다. 50년대 최초의 「드골」파 정당인 RPF (「프랑스」 공화국 연합)가 창당된 직후에도 「말로」는 방문객이 없는 쓸쓸한 나날을 보냈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았다. 부인인 「마들렌」이 유명한 「피아니스트」였음에도 불구, 음악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아마도 예술 천재는 「말로」 자신 밖에 없다는 대단한 자부심 때문일 것이다.
「드골」이 「말로」를 방문한 것은 이 시기였다. 「드골」이 「부로뉴」 숲 속의 「말로」를 3번이나 방문한 것이 장군과 작가의 인연을 맺었는데 이는 「드골」의 「삼고초려」이리라. 「말로」는 이 시기에 주로 독서삼매에 빠져 있었다. 「몽테롤랑」·「지오노」·「카뮈」와 「쥐앙도」의 소설들과 비평, 그리고 「생·존·페르스」, 「앙리·미소」와 「피에르·장·쥐브」의 시집들을 독파했으며 「말로」가 존경하는 「폴·클로델」의 모든 작품들을 재독 했다. 「드골」의 「알제리」 독립 노선에 적극적으로 동조한 「부로뉴」 숲에 그의 집이 폭파되었으며 손녀 「르나르」를 잃었다. 「알제리」가 「프랑스」 영토라고 주장했던 군부가 「드골」과 함께 「말로」를 암살하려했던 것이다.
「말로」의 새로운 단면을 제시한 한「페이지」마다 「케네디」·모택동·「사르트르」·「아라공」·「피카소」·「드골」·「퐁피두」 등과의 우정이 점철되고 있는 「알랭·말로」의 『「부로뉴」 숲의 「마로니에」』는 그의 인간을 정확히 해명하는 유일한 증언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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