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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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도란 한 국가의 중앙행정부처와 국가원수가 위치하고 있는 곳을 말한다. 그러나 6백여 년 동안 우리의 수도는 서울이었기 때문에 서울은 곧 수도라는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1394년 이 태조가 천도한 이래 서울은 정치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경제·교육·통신·정보 등 모든 분야의 수도로 기능 하면서 전 인구의 20%를 수용, 폭발하는 인구와 이에 따른 복잡한 문제를 안게 되었다.
「스위스」의「베론」이 행정의 수도이나「취리히」가 경제·교육 등의 중심지이고 미국의 경우「뉴요크」가 경제·문화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나「워싱턴」이 행정부처가 있는 수도인 것처럼 외국의 연방제 국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정치·행정·경제·교육·통신 등 모든 기능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으나 미국은 정치·행정을 제외한 기타 기능이「뉴요크」에서 정치·행정의 기능은「워싱턴」에서 각기 분리돼 이뤄지고 있다.
박대통령이 밝힌 행정수도란 결국 여러 가지의 기능 중심지에서 정치·행정의 기능을 다른 곳으로 옮겨 몰리는 인구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행정수도는 미국과「스위스」처럼 국가 행정과정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경우와「브라질」이나 서독처럼 인위적 또는 외적 여건으로 형성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행정수도계획은 서독의 경우처럼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의「임시」라는 시간적 조건과 인구분산이라는 인구 정책적 고려에 따라 인위적으로 검토되는 것이기 때문에「브라질」형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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