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최초 신고 녹취록 전문 공개…위도 경도 묻다 시간 허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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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해경과 전남소방본부, 최초 신고자가 16일 오전 나눈 3자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4월 16일 오전 8시 52분부터 8시 56분까지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과 침몰상황을 신고한 단원고 학생이 통화한 내용이다.

전남소방본부가 연결한 목포 해경과의 통화내용도 기록돼 있다. 해경이 신고한 학생을 선원으로 여기고 위도와 경도를 묻는 내용도 녹음됐다.

해경은 “배가 침몰하는 것 같다"며 다급히 구조를 요청한 학생에게 "배의 위치, 경도(경도와 위도)를 말해 주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학생이 당황한 듯 “네?”라고 답했으나 해경은 또 다시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 위치를 말해 주세요. 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재차 질문했다.

신고자가 “위치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은…”이라고 말을 더듬자 다시 해경은 “위치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와 위도”라고 계속해서 캐물었다. 이내 학생이 “여기 섬이 보이기는 하는데”라고 말하자, 해경은 그제서야 출항지, 배 이름, 배 종류, 위기 상황 등을 물었다.

‘배가 침몰한다’는 내용을 최초로 신고한 건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이다. 이 학생은 오전 8시52분 119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고, 119 측은 해상 조난인 점을 알고 서둘러 목포해경과의 3자 통화를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119는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신고지점이 진도군 조도면 서거차도 인근 해역이라는 사실을 해경에 알려줬으나 해경은 신고자인 학생을 붙들고 위도와 경도만 물었다.

통화가 종료된 시간은 8시56분. 위도 경도를 묻느라 초기 구조에 사용할 수도 있었을 일부 시간을 허비한 꼴이 됐다.
해경 관계자는 “경비정을 정확한 지점으로 출동시키기 위해 위도와 경도를 물었던 것”이라며 “신고자가 선원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세월호 최초 신고 녹취록 전문.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과 단원고 학생 통화 내용

<오전 8시 52분 32초>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119상황실입니다.”
학생 “살려 주세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여보세요.”
학생 “여보세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네 119상황실입니다.
학생 “여기 배인데 여기 배가 침몰하는 거 같아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배가 침몰해요?”
학생 “제주도 가고 있었는데 여기 지금 배가 침몰하는 것 같아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자..잠깐만요. 자..지금 타고 계신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에요? 아니면 옆에 있는 다른 배가 침몰한다는 소리에요?”
학생 “타고 가는 배가요. 타고 가는 배가!”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여보세요?”
학생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잠깐만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해 드릴게요. 저 배 이름이 뭐에요. 혹시.”
학생 “선생님 바꿔 드릴까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네. 선생님 좀 바꿔줘 보세요.”
학생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여보세요.”
교사 “여기 배가 침몰했어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배가 침몰했어요? 배 이름이 뭐에요? 여보세요?”
학생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배 이름이 뭐에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해 드릴게요.”
학생 “잠시만요. 세월호요. 세월호.”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해경으로 바로 연결할게요.”

<오전 8시 54분 7초-목포해경에 신고 내용 전달>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예. 수고하십니다.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목포해경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지금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 신고가 왔는데요.”
목포해경 “배가 침몰하고 있다고요? 배 위치요? 위치?”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지금 핸드폰 기지국 위치는 진도 조도요.”
목포해경 “진도 조도로 나온다고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서거차도리.”
목포해경 : 서거차도리?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네. 서거차도리로 지금 뜨고 있거든요. 신고자 전화번호 드릴게요. 010-0000-0000”
목포해경 : 끝 번호 몇 번이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 0000이요. 지금 신고자 연결돼 있거든요.

<오전 8시 54분 38초-3자 통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신고자 분 지금 해양경찰 나왔습니다. 바로 지금 통화 좀 하세요.”
- 목포해경 “여보세요. 목포 해양경찰입니다. 위치 말해주세요.”
학생 : 네?

- 목포해경 “위치. 경위(경도와 위도)도 말해주세요.”
학생 :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경위도는 아니고요. 배 탑승하신 분. 배 탑승하신 분”
학생 “핸드폰이요?”

- 목포해경 “여보세요. 여기 목포해경 상황실입니다. 지금 침몰 중이라는데 배위치 말해주세요. 배 위치 지금 배가 어디 있습니까?”
학생 “위치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 이곳….”

- 목포해경 “위치를 모르신다고요? 거기 GPS 경위도 안 나오나요. 경도하고 위도!”
학생 “여기 섬이 이렇게 보이긴 하는데.”

- 목포해경 “네?”
학생 “그걸 잘 모르겠어요.”

- 목포해경 “섬이 보이긴 하는데 잘 모르겠다고요? 어디서 출항하셨어요?”
학생 “어제..어제..”

- 목포해경 “어제 출항했다고요?”
학생 “어제 (오후) 8시 그쯤인 거 같아요.”

- 목포해경 “어제 8시에 출항했다고요? 어디서? 어디서?”
학생 “인천항인가 거기서 출항했을 걸요.”

- 목포해경 “인천항에서 출항했다고요?”
학생 “네.

- 목포해경 배 이름이 뭡니까? 배 이름?”

학생 : “세월호요. 세월호.”

<오전 8시 55분 38초-세월호 최초 확인>

- 목포해경 “세월?”
학생 : 네.”

- 목포해경 “배 종류가 뭐에요? 배종류…. 여객선인가요? 아니면 어선인가요?”
학생 : 여객선일 거에요.”

- 목포해경 “여객선이요?”
학생 “네.”

- 목포해경 “여객선이고, 세월호고 지금 침몰 중이라고요? 배가?”
학생 “네?”

- 목포해경 “침몰 중이라고요? 배가?”
학생 “네. 그런 거 같다고요. 지금 한쪽으로 기울어서.”

- 목포해경 “한쪽으로 기울어서 침몰 중이다고요. 여보세요? 혹시 옆에 누구 있습니까?”
학생 “선생님 계시긴 하는데 선생님이 지금 정신이 없으셔가지고요.”

- 목포해경 “선생님이 정신이 없으시다고요?”
학생 “네. 제가 대신 전화했어요.”

- 목포해경 “네. 지금 보니까 8시에 인천항에서 출항하셨네요.”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아. 여보세요?”
학생 : 네.”

- 전남소방본부 119상황실 “해경입니까? 여기 119상황실인데요. 여기 전화가 계속 들어오거든요. 다른 전화로. 다른 분들은 동거차도라고 해서 신고가 지금 계속들어오네요.”

- 목포해경 : 신고가 계속 들어와요? 저희가 하나 컨택했습니다.”

<오전 8시 56분 57초-해경·신고자 연결 후 통화 종료>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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