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택동의 구 정적 유고 소련에서 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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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공당 주석 모택동과 오랫동안 권력투쟁을 벌여왔던 왕명(구명 진소우)의 유저가 최근「모스크바」에서 출판되었다.
『중공당의 반세기와 모택동의 배반』이란 책에서 왕명은 중공 인민들에게 모택동을 몰아내고 소련과의 친선관계를 확립하라고 호소했다.
모택동은 진정한 공산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제국주의자들과의 반 소련동맹을 맺으려 했다고 왕명은 이 책에서 주장했다. 왕명은 또 『중국의 붉은 별』의 저자이며 모택동과 친했던 미국기자 「에드거·스노」도 실은 미국지배층이 모택동에게 보낸 밀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64년 「스노」가 북경을 방문했던 것도 『문화대혁명』의 계획에 대한 미국의 공식승인을 전달하기 위한 백악관의 사절 자격이었다고 왕명은 주장했다.
그는 또 30년대 초반 중공당 총서기를 지낸 자기를 모택동이 여러 번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41년 자신이 모택동 진영에 참가하기를 거부하자 모택동이 자신과의 네번의 오찬을 마련하고 그때마다 모택동 스스로 자신의 식사에 독약을 타넣었다고 왕명은 주장했다.
왕명은 34년과 36년 사이의 소위 중공군의 『대장정』이 순전히 모택동의 개인적 지도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수많은 중공군 병사를 희생시키면서 강행한 무모한 작전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흥미 있는 부분은 한국전에 대한 중공군의 참전을 둘러싼 당 지도층의 의견대립에 관한 것이다.
왕명은 『미국이 북한을 완전 석권한 후 중공을 침략치 않겠다고 보장했더라면 모택동은 결코 한국전에 개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류소기 전 국가주석의 말을 인용했다.
52년 「모스크바」를 방문했던 류소기는 모택동이 대정치국회의에서 한국전참전에 관해『우리 군대의 개입과 동시에 전통적인 중공·미국 우호관계가 소멸될 것이고 언제 중공·미국 친선관계가 다시 회복될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면서 개입을 망설였다고 했다.
또 「트루먼」미국 대통령이 「맥아더」원수를 「유엔」군 사령관직에서 해임했다는 소식을 들은 모택동이 『일이 이렇게 되는 것을 공연히 우리가 참전하여 미국·중공관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북괴를 도울 필요가 없었지 않은가』고 후회했다 한다.
왕명은 56년 중공에서 좌익 기회주의자란 비판을 받자 그 해 「모스크바」로 도망쳐 「크렘린」당국의 비호를 받고 반 모택동 선전에 열을 올려오다 지난해 「모스크바」에서 죽었다. <로이터 합동="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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