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석유생산 세계 제1이 멀지않아 수입국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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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소련은 작년도에 33억7천3백만「배럴」을 생산, 미국을 누르고 세계 제1의 석유생산국이 되었고 상당량을 수출했다. 그러나 갖고 있는 유전의 대부분은 엄청난 개발비가 들 뿐 아니라 매장량 자체에도 의문이 있고 기술부족현상이 겹쳐 소련은·조만간 석유 수입국으로 전락하리라는「이코너미스트」지의 분석이다. <편집자주>
소련은 작년도에 하루평균 9백1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함으로써 하루 8백60만「배럴」을 생산한 미국을 앞질러 세계 제1의 석유생산국이 되었다.
대부분이 동구공산국가들에 수출된 석유제품을 포함해서 영국의 소비량과 맞먹는 하루 평균 2백30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한 것으로 되어있다.
서방국가들에 대한 원유판매로 작년에 1억5천8백만「달러」의 무역흑자를 보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과언 소련이 앞으로 계속해서 많은 양의 석유를 수출할 유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전문가들은 멀지 않아 소련은 중동으로부터 석유를 수입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소련의 석유매장량 추산은 지난 47년이래 국가비밀로 되어있어「베일」속에 묻혀 있는 상태지만 2차 세계대전직전에 발표된 공식추산에 의하면 소련은 총5백억「배럴」(7·3「배럴」=1t)의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고 확인 매장량은 2백80억「배럴」이었다.
서방전문가들은 지난 50년대 말 소련의 확인석유매장량을 전 세계의 15%에 해당하는 2백40억「배럴」로 추산했고 70년엔 그것을 4백10억「배럴」로 올려 추산했었다.
물론 다른 나라들의 매장량 추정도 늘어나 소련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되어있다.
그러나 소련측이 천연「개스」매장량에 대해선 자유스럽게 떠들어대면서도 석유에 대해 계속침묵을 지키고있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처럼 많은 석유매장량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의심을 가져 볼만도 하다.
소련의 연간 원유생산량은 지난 60년 하루 3백만「배럴」에서 74년엔 9백10만「배럴」로 늘었고 서부「시베리아」유전이 소련생산량의 3분의2를 담당하는 오는 80년엔 석유생산목표량이 하루 1천3백만 내지 1천3백70만「배럴」로 되어있다. 하나 과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소련의 석유생산량 연평균증가율은 지난 60∼65년의 10·4%에서 66∼70년의 7·7%로, 다시 71∼73년엔 6%로 점점 떨어져왔다.
그 뿐 아니라 몇 번이나 원유생산량이 목표에 미달된 적이 있고 금년도의 목표량 만해도 이미 1천만「배럴」에서 9백60만「배럴」로 축소 조정됐을 정도다.
소련유전은 고작 12%가「유럽」지역에 있을 뿐 나머지는 모두 혹한의 「시베리아」지역에 위치, 막대한 자본투자로 인한 생산비가 엄청나다.
소련인들이 자랑을 늘어놓는「튜메니」유전을 포함한 서부「시베리아」의 유전들도 개발하기가 쉬운 곳이 아니다.
그곳은「오브」강 또는 서부「시베리아」평원의 습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모기떼와 여름철의 홍수·습기, 겨울철의 혹한으로 주민들이 속속 다른 곳으로 떠나버리는 실정이다.
그뿐인가. 도로·송유관·주택 등 모든 시설이 엉망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소련의 기술과 장비 부족이다.
「터빈」식 착공법에 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지하8천「피트」이하에선 아주 비능률적이고 때문에 생산단가가 높다.
석유채굴의 기술문제, 수천「마일」거리의 막대한 송유관부설 등 수송비 문제 때문에 소련은 서방회사를 끌어들이려고 애쓰고있다.
한때는「튜메니」유전개발에 일본이 참여,「블라디보스토크」근처의「나호드카」에 이르는 송유관을 통해 하루 80만「배럴」의 석유를 일본에 공급하고 대신 일본은 직경 48「인치」의 송유관부설에 30억「달러」를 소련에 차관 해주기로 했었다.
그러나 73년 말 소련은 일본에 대해 하루50만「배럴」만을 공급할 수 있다고 했고 작년엔「바이칼」호∼「아무르」간의 제2「시베리아」철도부설에 참여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은 지난달 소련과의 합작계획을 철회하고 말았다. 소련은 지금「카스피」해·「아조프」해·흑해·대서양 등 연안지방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유전을 찾느라 혈안이다.
새 유전이 발견된다해도 개발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고 현존유전의 대부분이 엄청난 개발비로 가로막혀 있어 소련은 불가불 오래잖아 중동 석유국들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영이코너미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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